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1997년 환란 안좋은 기억"…이창용, 환율 급등에 경계감

"환율 1400원 돌파 때 많은 비판"

간접적으로 환율 상승 염려 메시지

원달러 환율 1382.2원에 거래 마쳐

최상목 "WGBI 편입으로 韓 신인도 인정"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사진 제공=한은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사진 제공=한은




이창용(사진) 한국은행 총재가 최근 달러당 1400원에 근접한 원·달러 환율과 관련해 1997년 외환위기 당시의 환율 급등 사례를 언급하며 경계감을 나타냈다. ★본지 10월 23일자 1·5면 참조

23일 한은에 따르면 이 총재는 21일(현지 시간) 미국외교협회(CFR) 초청 대담에서 “1997년 외환위기의 안 좋은 기억이 많이 남아 있어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돌파했을 때 많은 비판을 받았다”며 “많은 사람이 미국 같은 곳과의 스와프를 요청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2022년 당시 미국이 자이언트 스텝(0.75%포인트 금리 인상)을 단행했을 때 원·달러 환율이 급등했던 시기를 회고하며 나온 발언이다. 이 총재는 국제통화기금(IMF) 연차 총회 참석차 미국 워싱턴 DC를 방문 중이다.

관련기사



이 같은 언급은 최근 ‘트럼프 트레이드’로 원·달러 환율이 급등한 가운데 나왔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2.1원 오른 1382.2원에 거래를 마쳤다. 미국 대통령 선거와 중국 경기 부진, 중동과 우크라이나 사태 확전 가능성에 원화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

다만 이 총재는 “1997년에는 원화가 하락하면 대출금을 갚아야 하고 디폴트 리스크가 있었다”며 “하지만 지금은 우리가 (채무국이 아니라) 채권자기 때문에 실제로는 환율 하락이 대차대조표를 유리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으므로 크게 걱정할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달러 표시 부채가 많던 과거와 달리 달러 표시 자산이 많아 원·달러 상승에 자산가치가 늘어나는 효과도 고려해야 한다는 얘기다.

또한 이 총재는 “이전에는 통화가치 하락이 특정 국가의 약세를 나타내는 증거로 여겨졌다”면서도 “이번엔 시장 전체가 달러 강세로 인한 통화 가치 하락을 이해하고 있어 (강달러) 영향이 (과거보다) 더 적다”고 전했다. 다만 최근의 강달러 추세의 지속 여부에 대해서는 “현재로서는 예측하는 것이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한편 이 총재와 마찬가지로 미국을 방문 중인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2일(현지 시간) 뉴욕 롯데 팰리스호텔에서 주요 외국인투자가를 대상으로 투자설명회(IR)를 열었다. 최 부총리는 최근 한국의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을 언급하며 “국제사회가 한국 경제의 신인도와 그동안의 외국인투자가 접근성 제고 노력을 인정해준 결과”라고 말했다.


세종=심우일 기자·김혜란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