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 자산가들의 요즘 최대 관심사는 단연 ‘상속’입니다. 60대 이상 고객들은 현금보다 빌딩을 자녀에게 물려주기를 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A은행 강남 프라이빗뱅커(PB) 센터 지점장)
서울경제신문 취재진은 24일 강남 3구에 위치한 시중은행들의 PB센터에서 근무하는 경력 15년 이상의 베테랑 PB들을 심층 인터뷰했다. 강남·서초·송파 이른바 ‘강남 3구’에는 자산 10억 원 이상을 보유한 국내 자산가들 중 절반에 가까운 45%(KB금융경영연구소 ‘2023 한국 부자 리포트’)가 몰려 있다.
취재진이 만난 PB들은 강남의 고액 자산가들의 가장 뜨거운 관심사로 상속·증여를 꼽았다. B은행 강남 PB센터의 한 팀장은 “고령층 자산가는 대부분 자수성가한 기업 사장·회장들이고 2030 ‘영리치’는 재산을 물려받은 사람들”이라며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은 ‘지금 재산을 증여하는 게 나은가, 나중에 상속하는 게 좋으냐’는 것”이라고 전했다.
‘강남 불패’로 상징되는 부동산 부자가 모여 있는 지역 답게 부동산은 자산 증식 수단일 뿐만 아니라 상속의 수단으로도 각광받고 있다. C은행 강남 PB센터의 D팀장은 “빌딩을 몇 채씩 보유하고 있다 보니 법인을 별도로 세워 상속하는 방법과 자녀에게 직접 증여하는 방법 중 어떤 방식이 나을지 상담을 해오는 고객들이 많다”며 “자녀들 역시 현금이나 주식 등은 부동산에 비해 가치가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해 빌딩·아파트·오피스텔 등으로 상속받는 걸 선호하는 편”이라고 전했다. D팀장은 “부모가 부동산을 통해 자산을 늘려오는 모습을 직접 보며 성장한 영향이 큰 것 같다”고 분석했다.
세금 분야에서도 최고세율 상향과 과표 인하 등 정부가 추진하는 상속세율 개편이 가장 뜨거운 주제다. A은행 강남구 PB센터 지점장은 “수시로 정부 정책에 대해 문의가 들어온다”며 “최근에는 상속세가 낮아질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면서 추세를 관망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