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010130) 다수 임원들이 최근 영풍·MBK파트너스와 사측의 공개매수 경쟁이 벌어지던 중 주식을 장내에서 잇따라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고려아연 본부장급 인사 5명은 지난달 말부터 이달 초까지 주당 70만 원 안팎에서 회사 주식을 총 118주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총 액수로 따지면 약 8000만 원 수준이다. 공시 의무가 없는 다른 임직원들도 비슷한 기간 고려아연 주식을 직접 장내 취득했을 것이란 추정도 나왔다.
이들이 주식을 장내 취득하던 시기는 영풍·MBK와 고려아연 등 양측의 공개매수가 한꺼번에 진행되던 때였다. 영풍·MBK는 지난달 13일부터 이달 14일까지 주당 83만 원, 사측은 이달 4일부터 23일까지 주당 89만 원에 각각 공개매수를 실시했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고려아연 임직원들이 영풍·MBK의 추가 지분 확보를 조금이라도 저지하기 위해 장내 매수에 나섰을 것으로 보고 있다. 울산시가 최근 지역민들을 대상으로 고려아연 주식 1주 갖기 운동을 펼친 것과 같은 맥락이다. 다만 이들의 주식 매수는 사측에 '충성심'을 표하기 위한 행동이라는 해석과 함께 공개매수 기간에 이뤄졌다는 점에서 의아하다는 반응도 나왔다.
한편 이날 고려아연 주가는 전일대비 10.11% 오른 125만3000원을 기록했다. 공개매수가 모두 종료됐지만 양측이 의결권 추가 확보를 위해 장내매수 경쟁을 시작한데다 시장에 남은 유통물량이 얼마 없다는 관측이 영향을 줬다. 이에 따라 당시 주식을 사들인 임직원들은 단기간 내 적잖은 평가 차익을 얻은 셈이 됐다. 한국거래소는 오는 28일 고려아연을 투자주의종목으로 지정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