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K기업은행이 이달 31일 퇴직연금 실물이전제도 시행에 대비, 인공지능(AI) 기반 연금 관리 플랫폼을 업그레이드해 퇴직연금 환승족 잡기에 나선다. 실물이전제도는 기존 가입한 금융사 퇴직연금 계좌에서 운용 중인 상품들을 해지하지 않고 그대로 다른 금융사 퇴직연금 계좌로 옮길 수 있는 제도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다음 달 18일께 로보어드바이저(RA) 연금 관리 서비스인 ‘IBK 연금 이지(Easy)’를 새롭게 론칭한다. 기존 ‘i-ONE 로보 퇴직연금’은 서비스를 종료한다. RA는 AI가 고도화된 알고리즘과 빅데이터 분석 등을 통해 개인의 투자 성향을 반영한 포트폴리오를 구성·운용하는 자산관리 서비스로 최근 각광받고 있다.
IBK 연금 이지는 연금자산 관리를 위한 콘텐츠 구독 서비스를 담아 차별화했다. 금융소비자에게 금융시장 전망과 에세이, AI 지수 예측 등 자산관리에 필요한 콘텐츠를 월간 또는 분기 단위로 제공할 계획이다. 이 외에도 연금특화형 포트폴리오, 테마형 포트폴리오 추천 서비스도 함께 선보인다. 퇴직연금 상품 즉시 매수·매도 기능을 신설해 판매 중인 상품과 추천 상품을 손쉽게 확인하고 상품 메뉴에서 즉시 매수·매도 거래가 가능하도록 했다.
또 기업은행은 현재 114개인 퇴직연금 ETF 상품을 연내 40개 이상 추가해 약 160개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올 3분기 말 기준 기업은행의 개인형퇴직연금(IRP) 원리금보장형 운용수익률은 3.49%로 6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기업)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주요 시중은행들도 그간 약점으로 꼽혔던 상장지수펀드(ETF) 등 투자 상품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다. 올 3분기 기준 금융권 퇴직연금 적립액이 400조 878억 원에 육박하는 만큼 ‘갈아타기’에 따른 본격적인 자금 이동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우리은행은 올해만 73종의 펀드·ETF 상품을 추가해 9월 말 기준 총 485개(펀드 349개, ETF 136개)의 상품 라인업을 마련했다. KB국민은행은 ETF 상품을 100여 개로 확대하고 연내 약 20종을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신한은행도 펀드와 ETF 상품을 각각 413개·177개로 확대해 업권 내 최다 상품 라인업을 통한 상품 경쟁력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하나은행도 ETF 상품을 이달 말까지 140개로 확대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