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최근 상승 폭이 컸던 원·달러 환율을 다음 달 통화정책 방향 결정 시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석 달여 만에 1390원을 돌파한 원·달러 환율이 미국 대통령 선거를 전후해 1400원 이상으로 급격하게 치솟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만큼 향후 원화 약세가 기준금리 인하의 큰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총재는 25일(현지 시간) 미 워싱턴DC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중앙은행 총재 회의 및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 총회 뒤 기자단과 만나 “환율이 우리가 원하는 것보다 굉장히 높게 올라와 있고 상승 속도도 크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11월에 어떻게 할지는 금융통화위원회 위원들과 아직 상의를 안 했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얘기할 수는 없다”면서도 “10월 금통위에서 고려하지 않았던 환율이 다시 (통화정책 결정에) 고려 요인으로 들어왔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가 환율을 통화정책에 고려하겠다고 밝히면서 시장에서는 다음 달 금리 인하 가능성이 낮아진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신관호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트럼프 리스크는 인플레이션 우려가 핵심”이라며 “미국은 금리 인하 기대가 줄어든 반면 한국은 경기 침체 우려로 시장금리가 내려가기 시작해 앞으로 원화 약세 압력은 더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