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미국 증시 랠리가 지속되며 시가총액이 국내총생산(GDP)의 2배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의 거장’ 워런 버핏이 증시에 거품이 껴있는지 판단하는 척도로 선호하는 ‘버핏지수’가 역대 최고를 나타내고 있다.
29일(현지시간)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미국에 본점을 둔 모든 기업들의 주식을 편입하는 주가지수인 윌셔 5000을 기초로 한 시총을 GDP로 나눈 결과 9월말 기준 약 2배(194%)로 2021년 12월(189%)를 웃돌았다. 집계가 시작된 1997년 이래로 역대 최고 기록이다.
2021년에는 금융완화와 재정확대가 주가를 끌어올리는 원인이었다면 최근 주가 상승 배경엔 미국 기업들이 해외에서 벌어들이는 수익의 증가율이 GDP 증가율보다 빠른 것이 꼽힌다.
2008~2009년만 해도 애플은 자국 내 매출이 해외 매출을 웃돌았지만 지금은 해외매출 비중이 60%를 넘는다.
미국의 버핏지수가 200%에 육박한 것에 대해 히토쓰바시대 대학원의 후지타 쓰토무 객원교수는 “환율변동환율제 도입에 따른 금융시스템 자유화와 소련 붕괴에 따른 경제자유주의화로 세계화가 가속화되면서 국내 경기와 주가는 정비례하지 않게 됐다”고 설명했다.
닛케이는 "초대형 하이테크 7개 종목(매그니피센트 7)을 필두로 미국 기업들이 해외에서 막대한 돈 벌어들이고 있다는 증거”라고 짚었다.
통상 버핏지수는 100%를 넘으면 해당 국가 증시에 거품이 껴있는 것으로 인식됐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 기준선이 150%로 높아졌다.
퀵팩트세트에 따르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의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은 지난 24일 기준 21배로 과거 10년 평균(18배대)을 웃돌고 있다.
닛케이는 “현재도 미국 주식이 비싸다는 비싸다는 인식 있다”면서도 “연준 금리 인하로 미국 경제가 연착륙할 수 있다는 낙관이 퍼져 증시 상승 가능성은 높다”고 전했다.
골드만삭스는 10월 기업들의 수익 증가와 탄탄한 거시경제를 바탕으로 S&P500의 연말 목표 주가를 기존 5600에서 6000으로 상향했다.
한편 일본의 버핏지수도 상승세로 올해 들어 160% 전후를 기록,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GDP 상승이 정체된 가운데 도요타자동차등 대형 제조업체들이 해외 매출액을 늘린 것이 주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