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건설업과 자영업 등 특정 분야를 대상으로 한 경기 부양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29일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3분기 국내총생산(GDP)이 부정적인 것을 고려해도 잠재성장률보다 높아 전면 부양은 필요 없다”면서도 “자영업자나 건설업 등 어려운 부분에 대해 부분적 부양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올해 성장률이 2.4%(한은 기존 전망치)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 2.2∼2.3% 정도로 떨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금리 등으로 적극적 부양에 나서면 의도하지 않은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성장률 하락의 원인으로는 수출을 꼽았다. 그는 “금액 기준으로 봐서는 수출이 안 떨어졌는데 수량을 기준으로 떨어졌다”며 “자동차 파업 등 일시적 요인과 화학제품·반도체의 중국과 경쟁 등으로 수량이 안 늘어나는 것 같은데 원인을 더 분석해봐야 할 사안”이라고 분석했다. 이 총재는 또 “3분기 데이터를 보고 앞선 전망이 너무 낙관적이었는지 검토하고 있다”며 “아직 혼선이 있지만 갑자기 물량이 줄어든 게 일시적인 것인지, 중국의 경쟁력 등 우리(한은)가 몰랐던 트렌드인지, 국제적 요인 때문인지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음 달 기준금리 결정에 대해서는 “금리를 결정할 때 하나의 변수만 보지 않고 종합적으로 보는데 우선 미국 대선과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금리 결정으로 경제 상황이 어떻게 변할지 보겠다”며 “아울러 이후 달러(가치)가 어떻게 될지, 수출 등 내년 경제 전망과 거시 안전성 정책이 부동산·가계부채에 미치는 영향 등도 고려해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기재위 국감에 출석한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금융투자소득세를 유예하는 것은 불확실성을 이연시키는 것”이라며 재차 폐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수 결손에 주택도시기금을 동원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에는 “청약저축에 있는 돈을 끌어오는 게 아니라 주택기금의 여유 재원을 좀 더 활용하는 것을 확대한다고 이해해달라”고 해명했다.
집중 투표제 도입에 대해서는 “집중투표제 도입은 여건 조성이 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보수적인 입장이 더 많은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집중 투표제는 주주총회에서 이사를 선임하는 투표를 할 때 각 주주에게 뽑는 이사의 수만큼 의결권을 주는 제도다. 집중 투표제가 도입되면 소수파 주주가 지지하는 이사가 뽑힐 가능성이 높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