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K기업은행(024110)이 강제 매각 절차를 밟고 있는 MG손해보험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 메리츠화재가 최종 선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기업은행의 ‘참전’으로 매각 판도가 뒤바뀔지 관심이 쏠린다.
기업은행 고위 관계자는 30일 “현재 MG손보 인수와 관련해 논의하고 있다”면서 “다만 국책은행이 보험사를 인수한다고 나서기 곤란한 점도 있다”고 말했다. 현재 수의계약 절차를 진행 중인 MG손보 인수 관련 논의에 착수했다는 것이다.
이달 24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의 ‘MG손보 인수와 관련해 투자나 공동출자를 검토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김형일 기업은행 전무이사는 “부실금융기관 정리를 통한 금융시장 안정에 기업은행이 역할을 할 수 있다면 은행장과 상의하고 금융기관과도 협의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MG손보는 2022년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된 후 강제 매각 절차를 밟고 있다. 예금보험공사가 매각 주관 업무를 위탁받아 지난해부터 4차례에 걸쳐 공개 매각을 시도했지만 모두 불발돼 현재는 수의계약을 추진하고 있다. 수의계약 입찰에는 메리츠화재와 사모펀드 데일리파트너스가 참여했다.
기업은행은 공동출자나 전략적투자자(SI)로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기업은행은 이미 올 4월 데일리파트너스로부터 SI 제안을 받았었다. 다만 현재 진행 중인 수의계약 단계에서는 데일리파트너스와는 손잡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예보는 기업은행이 MG손보 인수전 참여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힐 경우 법률 검토에 나설 방침이다. 이미 이달 2일 수의계약 입찰이 마감됐기 때문에 새 입찰자를 받는 것이 문제가 없는지 살펴봐야 하기 때문이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수의계약이기 때문에 새 입찰자를 받을 여지는 있다”면서도 “다만 중도 참여로 기존 입찰자의 이익을 해치는 부분이 있는지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메리츠화재가 가장 유력한 우선협상 대상자로 거론되고 있지만 기업은행이 인수전에 참여할 경우 매각 판도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메리츠화재는 최근 국정감사 기간 중 MG손보 인수 건과 관련해 특혜 시비, 내정설 등을 비롯해 노동 이슈까지 야당 의원들의 집중포화를 받았다. 기업은행 등 국책은행의 참여 요구 역시 이런 배경에서 제기됐다. 보험 업계 관계자는 “메리츠화재는 가격과 시너지, 잠재 리스크 등 경영적인 요소만 따져 입찰에 응했다는 입장”이라며 “공적자금 회수, 고객 재산 보호 등 측면에서는 메리츠화재가 가장 적합하다고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MG손보 매각과 관련해 “관련 법이 정하는 절차와 원칙, 기준에 따라 매각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며 “일부에서 의혹을 제기하는 특혜는 전혀 없으며 공정하게 진행하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