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042660)이 4년 만에 매출 기준 국내 조선업계 ‘넘버 2’자리에 복귀했다. 회사가 한화에 인수된 이후에는 수주에도 공격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어 당분간 2위 자리를 공고히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 한화오션의 누적 매출은 총 7조 5228억 원으로 같은 기간 삼성중공업(7조 2027억 원)보다 3000억 원 이상 높았다. 4분기 한화오션 약 2조 8500억 원, 삼성중공업 2조 7000억 원의 추가 매출이 예상되는 만큼 올해 한화오션은 HD현대중공업에 이어 조선사 매출 2위 자리를 차지할 것이 유력한 상황이다.
과거 한화오션(당시 대우조선해양)은 삼성중공업 대비 꾸준히 높은 매출을 보였다. 하지만 2010년대 말부터 수주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며 상황이 역전됐다. 특히 삼성중공업 대비 대표적 고수익성 선박인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 수주에서 밀리는 상황이 계속됐다. 이에 2020년 한화오션은 약 7조 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삼성중공업(6조 8600억 원)과의 차이가 급속도로 좁혀졌다. 결국 2021년에는 매출이 4조 4866억 원까지 쪼그라들며 당시 삼성중공업(6조 6220억 원)의 70% 언저리까지 떨어졌다.
조선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우조선해양은 채권단 관리 체제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2019년 현대중공업 인수 계약이 체결됐다가 이후 불발되는 등 혼돈을 겪었다”며 “당시 적극적인 수주보다는 안정성을 택할 수밖에 없던 대내외 환경”이라고 말했다.
다만 한화에 인수된 후 2년 차를 맞이한 올해는 사뭇 분위기가 달라졌다. 조선업계의 불황기 시절에 저가 수주한 컨테이너선이 도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감소하고 ‘선별 수주’에 나선 후 계약한 LNG선이 이 자리를 채우며 매출은 물론 영업이익까지 회복세가 계속됐다. 수주에도 훨씬 적극적으로 변했다. 한화오션은 올해 LNG선 16척을 포함해 33척(73억 6000달러)의 상선을 수주했는데 이는 삼성중공업의 올해 총수주 25척(56억 달러)과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한화오션에 따르면 주력 사업인 상선 외에도 해양사업부에서 설비에 전력을 공급하고 가스전을 제어할 수 있는 설비(FCS) 및 해양 풍력 설치선(WTIV) 매출이 본격화되고 있는 점도 매출 상승의 요인이다. 여기에 8월 미 해군이 발주하는 함정 MRO 사업을 국내 최초로 수주하는 등 특수선사업부에서도 추가 매출이 기대되고 있다.
한화오션은 3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내년 11조 원 후반대 매출을 전망한다고 밝혔다. 전망대로 될 경우 2025년에는 삼성중공업(10조 원 후반대 전망)과의 매출 차이는 더욱 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