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법인세를 5000억 원 이상 낼 때 구글은 불과 150억 원가량만 부담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해외 빅테크 기업이 국내에서 실제 벌어들이는 수익에 비해 낮은 법인세를 낸다는 지적이 커지고 있다.
5일 전성민 가천대 경영대학 교수와 강형구 한양대 경영대학 교수가 작성한 ‘해외 빅테크 기업 한국 법인의 매출액 및 법인세 2023년 추정 보고서’에 따르면 구글코리아는 감사보고서에 지난해 매출이 3653억 원, 법인세 비용이 155억 원이라고 공시했다. 그러나 연구진은 구글이 국내에서 실제 벌어들인 수익이 12조 1350억 원으로 추산된다며 구글코리아에 부과해야 할 실제 법인세는 최대 5180억 원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감사보고서에 밝힌 법인세 비용의 33.4배나 되는 액수다.
같은 기간 9조 6706억 원의 매출을 기록한 네이버의 회계상 법인세 비용이 4964억 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구글코리아가 세금을 지나치게 적게 납부하고 있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이는 구글이 수익 대부분을 해외 법인의 매출로 처리하기 때문이다. 구글은 앱 마켓에서 발생한 매출을 싱가포르 법인인 구글아시아퍼시픽에 귀속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외국계 빅테크도 국내에서 실제 버는 수익에 비해 세금을 덜 납부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넷플릭스코리아는 2021년 국세청으로부터 조세 회피 혐의로 800억 원의 세금을 부과받은 뒤 이에 불복해 780억 원 규모의 조세 불복 행정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실제 수익에 걸맞은 세금을 내지 않는 것은 국내 인프라에 대한 무임승차로 볼 수 있다”며 “과세 주권에 대한 문제도 제기할 수 있다고 본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