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가자전쟁을 이끌어온 요아브 갈란트 국방장관을 전격 해임했다. 후임으로 강경파인 이스라엘 카츠 외무장관이 선임되면서 네타냐후 총리의 강경 노선이 공고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영국 BBC방송 등에 따르면 5일(현지 시간)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영상 성명을 통해 갈란트 장관을 해임하고 후임에 카츠를 지명한다고 밝혔다. 해임 사유에 대해서는 “갈란트 장관에 대한 신뢰가 최근 몇 달 동안 무너졌다”며 “마지막 몇 달 동안 신뢰에 금이 갔다”고 설명했다.
갈란트 장관은 재임 기간 중 네타냐후 총리와 번번이 충돌해왔다. 특히 가자전쟁 발발 이후 인질 석방 문제를 두고 견해차가 컸다. 갈란트 장관은 전쟁을 지속하기 전에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에 억류된 인질 석방을 위한 협상을 우선시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는데 이와 관련해 네타냐후 총리와 고성이 오갔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또 초정통파 유대교도들의 병역 면제안을 유지하려는 네타냐후의 정책에도 불만을 드러낸 바 있다.
앞서 가자전쟁 이전인 지난해 3월 네타냐후 총리는 사법제도 개편과 관련해 갈란트 장관이 이견을 보이자 정치적 의견 차를 이유로 해임했다가 반발 여론에 부딪쳐 그를 복직시키기도 했다. 갈란트 장관의 해임안은 48시간 후 발효된다.
야당은 “전쟁 중 국방장관 해임은 정신 나간 짓”이라며 대규모 시위를 촉구하고 나섰다.
갈란트 장관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이스라엘 국가의 안보는 내 인생의 사명이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미국도 반응을 내놓았다.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대변인은 “갈란트 장관은 이스라엘 방위와 관련된 모든 문제에서 중요한 파트너였다”고 말했다. 갈란트 장관은 조 바이든 미 행정부와의 관계에서 네타냐후보다 더 가까운 것으로 평가돼왔다. 이에 네타냐후 총리는 앞서 이스라엘의 이란 보복 공격을 앞두고 갈란트 장관의 미국 방문을 연기하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갈란트의 후임으로 지명된 카츠 장관은 네타냐후와 같은 리쿠드당 소속이면서도 매파적인 인사로 분류된다. 네타냐후 총리는 카츠를 ‘불도저’로 표현하며 “5년간 외무부·재무부·정보부 장관을 지냈고 오랫동안 안보 내각의 일원으로서 국가 안보에 대한 역량과 헌신을 입증했다”고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