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호준 에코프로(086520) 대표가 전기차 배터리 핵심 소재인 전구체 생산능력을 강화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에 따른 시장 상황에 대응하겠다고 8일 밝혔다. 전기차 구매 보조금을 지급하는 미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폐기를 공언해온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됐지만 중국에 대한 미국의 배제 움직임은 지속되는 만큼 글로벌 2차전지 소재 시장에서 중국을 따돌리는 데 주력하겠다는 얘기다.
송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앰버서더 서울 호텔에서 열린 IR 행사인 ‘에코프렌들리 데이’에서 기자들과 만나 “(트럼프 대통령 집권 후) 미국이 IRA를 어떻게 할지 모르겠지만 중국을 배제하는 방향성은 명확하다”면서 “에코프로머티(450080)리얼즈가 (인도네시아 내 전구체) 현지 생산을 강화하는 것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은 글로벌 전체 시장에서 봤을 때 25%이며 나머지 75%를 어떻게 하느냐가 문제인데 인도네시아에서 추진하는 통합 양극재 사업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에코프로는 이날 행사에서 2030년까지 양극재 캐파 71만 톤, 전구체 25만5000톤 체제를 구축해 매출 32조 원, 영업이익률 12%를 골자로 하는 중장기 비전을 발표했다. 이를 위해 에코프로비엠(247540)은 중국 GEM과 합작법인을 설립해 제련, 전구체, 양극재로 이어지는 공정을 통합키로 했다.
인도네시아 통합법인은 캐나다, 헝가리에 이은 에코프로의 세번째 해외 글로벌 생산 기지로서 40억 인구의 아시아 전기차 시장을 포함해 글로벌 시장 수요 확대를 염두에 둔 프로젝트라는 평가다. 연내에 GEM과 통합법인 설립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내년 초 착공에 들어가 2026년 하반기에 준공한다는 목표다. 인도네시아에서 제련까지 아우르는 거점을 세워 양극재의 가격 경쟁력을 극대화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중국 GEM이 보유중인 인도네시아 니켈 제련소 ‘그린에코’의 대주주 지분을 취득해 제련 사업에 진출하기로 했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인니 MHP 제련소 지분 인수를 통해 전구체 밸류체인 내 부가가치를 확대하고 IRA 적격 공급망을 한층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니켈과 함께 주요한 광물자원인 리튬 확보를 위한 노력도 속도감 있게 진행된다. 리튬 개발 역량을 극대화하기 위해 에코프로이노베이션과 에코프로씨엔지를 합병키로 하고 실무 작업을 진행 중이다. 에코프로씨엔지의 리튬 추출 기술과 에코프로이노베이션의 리튬 정련 기술의 시너지를 극대화하자는 취지다.
이날 행사에는 이동채 전 에코프로 회장, 최문호 에코프로비엠 대표, 김병훈 에코프로머티리얼즈 대표, 김종섭 에코프로에이치엔 대표 등 각 가족사 대표 및 투자사 관계자 등 120여 명이 참석했다. 에코프로가 공개한 중장기 비전의 골자는 기술리더십과 코스트리더십, 친환경리더십을 갖춰 캐즘 이후 도래할 시장의 승자가 되겠다는 것이다.
이동채 전 회장은 “2003년 대기업도 포기한 양극재 사업에 도전해 국내 최초로 하이니켈 양극재를 양산한 것을 비롯해 포항에 클로즈드 루프 시스템을 구축해 수직 계열화를 이루는 등 우리는 퍼스트 무버였고 시장 개척자였다” 며 “또 다시 퍼스트 무버로서 시장을 개척하고자 하며 양극재 산업 구조를 허물고 다시 재편하는 파괴적인 혁신이 아니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