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무역과 관세를 핵심 정책으로 내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재집권이 향후 해운 산업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 교역량과 미국의 수입 물량이 줄어들면서 아시아와 미국 간 해상 물동량도 감소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해양진흥공사는 이달 8일 이런 내용을 담은 ‘트럼프 2.0 시대와 해운산업에 대한 영향’ 특집보고서를 발간했다고 11일 밝혔다. 이번 보고서는 트럼프 대통령 재집권의 핵심 키워드를 보호무역·관세정책·화석연료로 규정하고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사례와 후보자 시절 캠프에서 발표한 정책을 바탕으로 분석한 내용을 담았다.
보고서는 트럼프 2기 정부가 자국 내 제조업 보호와 외국산 제품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관세율 상향과 보호무역 강화로 리쇼어링(해외진출기업의 본국 복귀)을 유도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내걸고 있는 관세와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 개정, 리쇼어링 등의 정책은 국제 물동량을 감소시킬 수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취임 후 보호무역주의 강화와 글로벌 교역 불균형을 줄이기 위해 모든 수입품에 20%의 보편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산 제품에는 최대 60%의 관세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이런 정책에 대해 보고서는 “미국 내 수입 제품의 가격이 상승해 최종 소비자에게 비용 부담이 전가될 가능성이 있다”며 “이는 미국 내 수입 물동량을 감소시켜 해운 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짚었다.
에너지 정책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트럼프 당선인은 석유와 천연가스 생산 확대에 초점을 맞춰 화석연료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 친환경 정책 후퇴로 해운사에 대한 환경 규제는 완화될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 친환경 전환을 미루는 것은 해운업의 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해진공은 트럼프 2기 정책의 강화와 중국의 대응이 해운 산업에 복합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해운사들이 공급망 다변화 등을 통해 장기 경쟁력을 확보할 필요가 있으며 환율 변동, 수출 전략 변화 등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