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임기 후반기 첫날인 11일 양극화 타개 노력과 구조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임기 후반기에는 소득·교육 불균형 등 양극화를 타개하기 위한 전향적인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연금·의료·노동·교육에 저출생 대응까지 4+1 개혁에도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국민의힘·윤석열 정부 합동 전반기 국정 성과 보고 및 향후 과제 토론회’에서 “(당정이) 정권을 재창출하기 위해서 민심에 맞게 변화와 쇄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윤석열 정부의 지난 2년 반 성과로 한일 관계 정상화, 화물연대 불법 파업 해결, 원전 생태계 복원 등을 거론했다.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취임 후 최저치로 떨어진 가운데 당정이 신발끈을 고쳐 매는 자세를 보인 것은 바람직하다. 다만 반성하는 자세를 취하기보다 자화자찬에 집중하는 듯한 모습을 보인 것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4대 개혁을 추진하고 재정 건전성을 지키면서 맞춤형 약자 복지를 강화했다”며 윤석열 정부의 지난 2년 반을 높게 평가했다. 이어 “망국적 탈(脫)원전과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바로잡고 한미 동맹과 한미일 협력 관계를 복원했다”면서 여전히 전(前) 정부 탓을 했다.
그러나 국민의 지지가 뒷받침되지 않는 상황에서 개혁 의지 표명은 공허할 뿐이다. 김건희 여사 국정 개입 논란과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 관련 의혹 등으로 민심이 등을 돌리고 있는데도 당정이 자성보다 자찬에 치중한다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없다. 리얼미터가 4~8일 전국 유권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윤 대통령의 국정수행 긍정 평가가 집권 후 최저치인 22.3%를 기록한 것을 뼈아프게 받아들여야 한다. 윤 대통령 회견 후인 7일과 8일 지지율도 23.0%, 23.2%로 미세한 반등에 그쳤다. 지금 당정이 해야 할 일은 전반기 성과에 대한 자랑이 아니라 후반기 국정 운영을 위한 환골탈태다. 국민 눈높이에서 더 낮은 자세로 소통·설득의 리더십을 발휘해야 국정 동력을 확보해 국정 쇄신 및 구조 개혁을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