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명에 생명 나누고 하늘로 떠난 30대 여성…“어디선가 살아 숨쉬길”

갑작스러운 심정지 후 의식을 되찾지 못한 30대 여성이 7명에게 새로운 삶을 주고 하늘로 떠났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달 15일 부천성모병원에서 이미정(37)씨가 뇌사장기기증으로 7명의 생명을 살리고 하늘의 천사가 됐다고 13일 밝혔다.

이씨는 7월 1일 갑작스러운 심정지로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상태가 돼 이씨의 가족은 그가 어디선가 계속 살아 숨쉬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장기 기증을 결심했다. 이씨는 심장과 폐장, 간장, 신장(좌·우), 안구(좌·우) 등을 7명에게 기증했다.



유족에 따르면 부산에서 2녀 중 막내로 태어난 이씨는 생전 밝고 활발했으며,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는 먼저 다가가는 성격이었다.

동물병원에서 일할 때 눈이 안 보여 안락사 처지에 놓였던 강아지를 보고 안타까운 마음에 집으로 데리고 와 함께 살았다고 한다. 고객센터 관리자로 일할 때는 일을 처음 배우거나 육아휴직에서 돌아와 적응에 어려움을 겪던 직원들을 잘 챙겨 고맙다는 편지도 자주 받았다고 유족은 전했다.

이씨의 어머니 이제순씨는 하늘의 천사가 된 딸에게 “이제 다시 볼 수는 없지만 어디선가 함께 살아 숨 쉰다고 생각하며 살겠다. 하늘에서는 행복하게 잘 지내. 사랑한다”라고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이삼열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원장은 “사랑하는 가족을 떠나보내며 다른 생명을 살리기 위해 기증을 결심해 준 기증자 가족과 생명나눔을 실천한 기증자에게 감사드린다”며 “이 소중한 생명나눔으로 더 따뜻한 사회가 되길 희망하고, 더 많은 생명을 살리기 위해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