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인화점 높이고 친환경 강화…42조 액침냉각유 시장 '기술 경쟁'

AI 데이터센터 따라 급속도 성장

GS칼텍스, 제품군 4개로 세분화

SK엔무브는 美기업에 지분 투자

에쓰오일·오일뱅크도 신제품 올인

데이터센터 서버를 액침냉각유에 넣어 열을 식히는 모습. 사진 제공=SK엔무브데이터센터 서버를 액침냉각유에 넣어 열을 식히는 모습. 사진 제공=SK엔무브




차세대 먹거리인 액침냉각유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정유사들의 경쟁이 기술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단순히 액침냉각유 제품을 갖추는 것을 넘어 인화점을 크게 높이고 친환경 요소를 섞은 제품을 출시하는 등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이 한층 뜨거워지는 모습이다.

15일 정유 업계에 따르면 GS칼텍스는 최근 액침냉각유 브랜드 ‘킥스 이머전 플루이드 S’를 4개 제품군으로 세분화했다. GS칼텍스는 지난해 11월 국내 정유사 가운데 처음으로 자체 개발한 액침냉각유 제품을 선보였는데 다양한 수요처에서 사용될 수 있도록 제품군을 넓힌 것이다.




GS칼텍스는 인화점과 생분해성 등을 기준으로 액침냉각유 제품을 나눴다. 우선 제품의 열관리 성능을 극대화한 ‘고인화점형(A)’ 제품을 내놓았다. 이 제품은 인화점(불이 붙기 시작하는 온도)이 섭씨 250도 이상으로 높은 동시에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해 열관리에 최적화됐다. GS칼텍스는 ‘고인화점형(A)’보다 제품의 수명은 짧지만 생분해성을 가진 ‘고인화점형(B)’ 제품도 동시에 출시했다. 똑같이 인화점이 250도로 높은 동시에 생분해성이라는 친환경 요소를 섞은 제품이다. 이와 함께 다른 제품에 비해 인화점과 에너지 효율은 상대적으로 낮은 반면 식물유래 원료를 사용해 생산 과정에서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카본 네거티브형’ 등의 제품군을 구축했다.

관련기사



액침냉각은 열이 발생하는 전자기기 등을 전기가 통하지 않는 냉각유에 넣어 열을 직접 식히는 차세대 열관리 기술이다. 찬바람을 불어넣어 열을 내리는 공랭식보다 효율이 높으면서도 전력 소모는 크게 낮출 수 있다. 특히 ‘전기 먹는 하마’인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서버의 열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어 게임체인저로 떠오르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와 에너지저장장치(ESS)의 열관리 시장에서도 액침냉각 기술이 주목을 받고 있다.

GS칼텍스가 제품군을 다양하게 갖춘 것은 2040년 42조 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전망되는 액침냉각유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기 위해서다. 고인화점 제품은 한국과 일본처럼 안전물 규제가 엄격하고 열관리 효율이 중요한 국가와 시장에서 사용될 가능성이 높다. 생분해성과 식물유래 원료를 사용한 제품은 유럽연합(EU) 등 환경 규제가 엄격한 시장에서 적극 채택될 수 있다.

AI 데이터센터 시장 규모가 급속도로 커지기 시작하면서 액침냉각 기술의 중요성이 덩달아 올라가자 정유 업계는 제품군을 확대하는 등 적극적으로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 SK이노베이션(096770)의 윤활유 전문 자회사 SK엔무브는 2022년 미국의 수조형 액침냉각 기업 GRC에 지분 투자를 단행했다. 에쓰오일 역시 인화점이 250도 이상으로 높은 고인화점 액침냉각유 제품인 ‘e쿨링 솔루션’을 출시했으며 HD현대오일뱅크 역시 ‘엑스티어 E-쿨링 플루이드’라는 상표를 출원하면서 관련 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심기문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