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의 기준이 되는 자금조달비용지수(COFIX·코픽스)가 한 달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에 따라 코픽스를 기준으로 삼는 변동금리 주담대 상품과 전세자금대출 상품의 금리도 인하됐다. 코픽스 하락으로 가계대출 증가세를 억제하기 위해 가산금리를 높인 은행들이 금리 조정에 나설지 주목된다.
15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10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3.37%로 직전인 9월(3.40%)보다 0.03%포인트 내렸다. 올해 6월부터 석 달 연속 내림세를 보이던 금리가 9월 반등한 뒤 한 달 만에 다시 하락으로 돌아섰다. 잔액 기준 코픽스는 9월 3.63%에서 10월 3.58%로 0.05%포인트 내렸으며 신잔액 기준 코픽스의 경우 같은 기간 0.03%포인트 낮아진 3.09%로 떨어졌다.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금리로 은행이 실제 취급한 예적금과 은행채 등 수신 상품의 금리 변동이 반영된다. 은행이 얼마 정도의 이자를 주고 돈을 확보할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로 일부 은행의 대출금리에도 반영되는 구조다.
시중은행은 이날 공개된 코픽스 하락분을 16일부터 주담대 변동금리 상품에 반영한다. KB국민은행은 주담대 신규 취급액 코픽스 기준 변동금리(6개월)를 연 4.79~6.19%에서 4.76~6.16%로 0.03%포인트 낮춘다. 전세자금대출 상품 금리도 4.54~5.94%에서 4.51~5.91%로 인하한다. 우리은행도 주담대 변동금리를 연 5.27~6.47%에서 연 5.24~6.44%로 내린다. 신한·하나은행은 코픽스 금리 변동분이 아닌 금융채 금리 변동과 연동해 금리를 산정하고 있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코픽스 연동 금리와 별개로 은행이 자체 가산금리를 인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 올해 7월 이후 20여 차례 주담대 등에 대한 가산금리를 인상하면서 가계부채를 관리해왔다. 여기에 수신금리를 줄줄이 내리면서 국내 은행의 가계대출 예대금리 차(신규 취급액 기준)는 7월 0.65%포인트에서 8월 0.73%포인트, 9월 0.83%포인트 등으로 점점 커졌다. 이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이달 5일 임원회의에서 “기준금리 인하로 경제주체가 금리 부담 경감 효과를 체감해야 하는 시점에서 예대금리 차 확대로 (금리 인하 체감 효과가) 희석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전날 김병칠 금감원 부원장 주재로 열린 은행장 간담회에서도 “경제주체가 기준금리 인하 효과를 체감할 수 있어야 한다”는 언급이 나오며 금융 당국이 사실상 예대마진을 줄일 것을 주문하고 있는 상황이다. 시중은행의 한 여신 담당 부행장은 “금리 인상과 같은 가격 측면의 부채 관리는 당분간 자제할 계획”이라며 “대출 채널이나 조건 제한 등 다른 방법을 모색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