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영동의 한 농막 옆에서 50대 남녀가 흉기에 찔려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남성이 교제하다가 헤어진 여성을 찾아가 살해한 뒤 극단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했다. 농막은 농사에 필요한 자재 및 기계, 수확물을 보관하거나 작업 중 휴식 등의 목적으로 설치하는 간이 건축물인데 최근에는 소형 별장이나 사무실로도 활용되고 있다.
15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 14일 오후 5시 20분께 영동군 추풍령면의 한 농막 옆에서 남성 A씨와 여성 B씨가 피를 흘린 채 숨진 현장을 B씨의 아들이 발견해 신고했다. 현장에서는 범행에 쓰인 것으로 추정되는 흉기가 발견됐다.
경찰이 인근 CCTV를 확인한 결과 당일 오전 8시 50분께 A씨가 차량을 몰고 B씨가 거주하는 농막을 찾았고 이후 농막을 오간 사람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A씨의 복부에서 발견된 자상이 자해의 흔적으로 보이고, A씨가 B씨의 몸 위에 엎어진 상태로 있었던 점 등으로 미뤄 A씨가 B씨를 찾아 흉기를 휘두른 뒤 극단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했다.
경찰은 두 사람의 휴대전화 통화 기록, 유족 진술 등을 통해 두 사람은 5년 간 교제하다 지난 달 헤어진 사실을 확인했다. 헤어진 후에도 두 사람은 자주 다퉜다. 당뇨병과 합병증으로 몸이 불편했던 A씨가 자신을 만나주지 않거나, 도와주지 않는 B씨를 원망하면서 다툼으로 이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은 사건이 발생한 날 오전에도 A씨가 B씨와 전화 통화로 다툰 다음 농막을 찾아간 것으로 보고, 주변인 조사 및 부검을 통해 두 사람의 정확한 사망 원인을 밝힐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