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삼척간 동해선 철도가 다음 달 정식 개통할 예정이다. 기존 노선을 포함하면 강릉에서 동해, 삼척, 울진, 영덕, 포항, 경주, 울산을 거쳐 부산 부전까지 이어진다. 포항에선 또 대구로도 연결된다. 동해안을 온전히 잇는 첫 철도노선으로 강릉을 중심으로 한 영동권이 부산과 대구를 중심으로 한 영남권이 일일생활권으로 묶이는 큰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17일 국가철도공단 등에 따르면 강릉과 부산을 연결하는 동해선 철도가 내년 1월 1일 개통을 앞두고 있다. 강릉~부전 구간에 ITX-마음을 상행 4회, 하행 4회 등 왕복 8회 투입할 예정이다. 환승 없이 강릉에서 부산까지 3시간 52분이 소요될 예정이다. 수요에 따라 1시간 더 빠른 ITX-이음 열차로 변경될 수 있다. 총 연장 370㎞로 승용차로는 5시간 넘게 걸리던 거리다. 강릉~대구는 3시간 22분이 소요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해당 지자체들은 관광을 중심으로 지역경제 활성화를 기대하며 발빠른 준비에 들어갔다.
강릉시는 주변 도시와 함께 경상권 여행사들을 대상으로 한 홍보설명회를 준비하는 등 관광상품 개발에 들어갔다. 강원관광재단은 강릉에 있는 강원도청 제2청사에 해양관광센터를 연다. 해양관광센터에선 강원 동해안 6개 시·군과 공동으로 관광 상품을 만들 계획이다.
최성현 강원관광재단 대표이사는 “동해중부선이 운행을 시작하면 기차를 타고 강원 동해안을 찾는 관광객이 많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강원랜드 등 내륙 지역 리조트와 연계해 셔틀버스를 운행하는 등 다양한 연계 상품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4개 역사가 조성되는 삼척시는 철도 관광은 물론이고 스포츠 관광과도 접목해 체류형 관광도시 도약에 힘을 쏟는다는 계획이다. 시는 역 주변 관광지인 죽서루와 해상케이블카 등과 연계한 관광프로그램 운영 준비에 돌입했다. 영남권 관광객 방문이 크게 늘 것을 대비해 스마트 관광안내 시스템과 기존 시티투어 운영 노선에 주요역 경유도 추가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최근 새 관광수요로 꼽히는 5060 은퇴자, ‘액티브 시니어’를 위한 파크골프 등 맞춤형 상품 개발에도 나선다.
동해선 개통으로 사상 처음 철도시대가 열리는 울진군은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군은 지난달 한국철도공사 강원본부와 ‘동해선 개통에 따른 철도관광 및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손병복 울진군수는 “울진의 우수한 관광자원을 철도관광상품과 연계해 대외에 홍보하고 관광객을 유치해 관광도시로서의 위상을 높여나가겠다”고 말했다.
영덕군은 동해선 개통에 맞춰 농어촌버스 노선 체계 개편 연구용역을 진행 중이다. 이를 통해 철도역사와 주요 관광지 간의 접근성을 강화하고, 대중교통 이용 편의성을 높일 예정이다. 특히 동해선과 함께 최근 개통한 영덕 나들목(IC)∼영덕대게로 연결로를 통해 겨울철 관광객 증가와 대게 매출 향상을 기대하고 있다.
포항시 역시 기대감이 높다. 이미 동해선 개통 효과를 높이기 위해 포항역과 월포역 구간에 간선·지선·마을버스 등 대중교통망을 연결해 운행 중이다.
부산시는 시종착 역이 부전역인 만큼 관광 파급 효과를 끌어올리기 위한 방안을 수립해 추진한다. 시티투어버스 운행을 통해 동백섬·감천문화마을 등 부산 특유의 도심관광지를 연결하고, 미쉐린 레스토랑 다이닝 시리즈와 같은 미식 관광을 선보인다. 광안리 M 드론라이트 쇼 등 차별화된 최상급 야간관광 콘텐츠도 적극 홍보하기로 했다. 특히 대만, 홍콩, 동남아 국가 등을 대상으로 부산과 강원도를 연계한 관광상품을 개발해 판촉에 나선다. 부산시 관계자는 “내년부터 부산행 탑승권과 부산관광상품 패키지 상품을 코레일 또는 지역 여행사에서 20~30% 할인 판매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