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시로 여는 수요일] 바다를 본다

이생진





성산포에서는



교장도 바다를 보고

지서장도 바다를 본다

부엌으로 들어온 바다가

아내랑 나갔는데

냉큼 돌아오지 않는다

다락문을 열고 먹을 것을

찾다가도

손이 풍덩 바다에 빠진다

성산포에서는



한 마리의 소도 빼놓지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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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를 본다

한 마리의 들쥐가

구멍을 빠져나와 다시

구멍으로 들어가기 전에

잠깐 바다를 본다

평생 보고만 사는 내 주제를

성산포에서는

바다가 나를 더 많이 본다

저런, 세 살 버릇 여든 간다더니. 강릉 바닷가에서 수로부인의 손목을 낚아챘던 바다가 아니었던가. 교장도 보고, 지서장도 보고, 소도 보고, 들쥐도 보고 있었는데 대담도 하다. 지서장이 나서겠지만, 잘 알려진 해가부터 부를 일이다. ‘거북아, 거북아 아내를 내놓아라. 만약 그렇지 않으면 잡아서 구워 먹으리라.’ 시인도 잘못이 있다. 미인에게 바다가 위험하다는 것은 잘 알려진 일이지 않은가. 무슨 배짱으로 성산포에 살림을 차렸단 말인가. <시인 반칠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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