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훈 한미사이언스(008930) 대표가 상속세 마련을 위해 판 105만 주의 매각가는 2만9900원이었다. 자칫 상속세 미납 위기에 몰리자 이날 시가 보다 약 8% 낮은 가격에 지분을 던져야 했다. 이 주식을 매입한 기관은 글로벌 헤지펀드로 보여 주가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임 대표는 이달 14일 보유 주식 105만 주를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로 2만9900원에 매도했다. 14일 종가는 3만2500원으로 8% 손해를 보고 정리한 셈이다. 프리미엄을 붙이기는커녕 오히려 할인해 팔았다. 임 대표의 지분율은 9.27%에서 7.85%로 줄어들게 됐다.
임 대표가 손에 얻은 자금은 314억 원이다. 이중 140억 원은 상속세 3차분을 납부하고 나머지 금액은 주식담보대출 상환에 쓴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개인 사업 등을 통해 2000억 원에 가까운 부채를 안고 있어 지분 매각 외에는 방법이 없던 것으로 보인다. 임 대표의 지분을 받아줄 백기사도 없었다. 임 대표는 내년 3월과 2026년 3월 두 차례에 걸쳐 남은 347억 원의 상속세를 납부해야 한다.
한미그룹 오너 일가가 상속세 3차분을 완납하면서 한미사이언스의 오버행(잠재적 매도 물량) 이슈는 일단 덜었다. 하지만 임 대표 주식 105만 주가 다시 시장에 풀리면 주가 하락 요인이 될 수 있다. 실제 블록딜 직후인 15일과 18일 한미사이언스 주가는 하락했다.
업계에서는 해당 물량을 받은 건 단기 차익을 노리는 글로벌 헤지펀드로 추정하고 있다. 이날 주가(3만3200원) 기준 10% 이상의 차익을 기대할 수 있는 셈이다. 시장에서는 헤지펀드가 장내에서 물량을 풀면 차후 주가 상승에 발목을 잡을 수 있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