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문학상을 받은 한강 작가의 소설 '채식주의자'가 학교 도서관에 비치되는 게 부적절하다는 지적에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은 "특정 책 비치에 대해 판단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 교육감은 20일 서울시의회 정례회에 참석해 "모든 청소년이 비치한 책을 읽는 것은 아니며, 도서관은 그보다 많은 다목적 기능을 갖고 있다"며 "교사와 학부모가 이용하는 책도 도서관에 있다"고 말했다. 다만 채식주의자에 대한 학부모 우려가 크다는 문제 제기가 이어지자 정 교육감은 "우려에 대해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전국학부모단체연합(전학연)은 지난달 ‘채식주의자’를 두고 “청소년 유해 매체물은 전국 초·중·고 도서관에 비치돼선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인 바 있다.
2016년 영국 맨부커상 국제 부문(현 인터내셔널 부커상)을 수상한 작품 ‘채식주의자’는 어느 날부터 육식을 거부하며 가족들과 갈등을 빚기 시작하는 ‘영혜’가 중심인물로 등장하는 장편소설이다. 해당 작품은 적나라한 성적 묘사나 폭력이 잔혹하게 자행되는 장면 등이 상세히 묘사돼 일부 독자 사이에선 “읽기 힘들다”는 평이 나온다.
한편 한강 작가의 작품들을 번역한 영국 번역가 데버라 스미스는 "채식주의자 내용을 '극단적이고 기괴하다'고 평가하는 것에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한국문학번역원이 18일 공개한 스미스 기고문 원문에 따르면 그는 “오히려 저는 (채식주의자의) 주인공 영혜의 언니 인혜가 느끼는 것과 마찬가지로 그녀(영혜)의 당당함이 부럽다"며 이같이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