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임금 5.1%인상·복지포인트 200만원도 걷어찬 삼성전자 노조

전삼노 58.64%가 임금협의안 '반대'

새로운 임금 협상은 내년 넘어갈 듯

반도체 경쟁력 쫓기는데… 엎친데덮쳐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 조합원들이 7월 총파업 궐기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 조합원들이 7월 총파업 궐기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전자와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이 타결한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이 노조 투표에서 부결됐다. 최근 삼성전자의 반도체 초격차가 실종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노사 갈등까지 봉합되지 않으면서 복합 위기가 올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노사가 14일 협상을 끝낸 '2023년 ·2024년 임금협약 잠정합의안'은 조합원 투표 결과 찬성 41.36%(9444표)·반대 58.64%(1만 3392표)로 부결됐다.



투표는 14일부터 21일까지 8일 동안 진행됐다. 선거인 수 3만436명 중 2만2836명이 투표에 참여했다. 투표율은 75.03%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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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건이었던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은 노사가 수차례의 진통 끝에 타결한 내용이다. 전삼노는 7월 8일 삼성전자 설립 이래 처음으로 총파업에 나선 뒤 7월 29일부터 사흘 간 사측과 집중 교섭을 벌였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최종 결렬을 선언했다.

이후 대표교섭권을 잃은 전삼노는 10월 초 대표교섭권을 재확보한 후 10월 17일 본교섭을 재개하고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2023년과 2024년 임금교섭을 병합해 협상을 시작한 올해 1월 16일 이후 약 10개월 만의 합의안이었다.

잠정합의안에는 조합원이 조합 총회(교육)에 참여하는 시간을 유급으로 보장하고, 자사 제품 구매에 사용할 수 있는 패밀리넷 200만 포인트를 전 직원에게 지급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평균 임금인상률 5.1%, 장기근속 휴가 확대 등도 포함됐다.

이번 부결로 새로운 노사 임금 협상은 내년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커졌다. 이는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의 큰 위기 요인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TSMC와 격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는 물론이고 세계 1위 메모리마저 위협받고 있는 상황에서 노조 파업까지 상시화 될 가능성이 있어서다. 반도체 업계의 한 관계자는 "조합원의 수가 전체 임직원 수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만큼 이번 부결은 삼성전자에 큰 부담"이라며 "노조 집행부 역시 오랜 시간 협상에 나선 만큼 부담을 느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강해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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