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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전쟁에서 첫 사용 MIRV 위력은…6개 탄두가 마하 10 속도로 목표물 공격[이현호 기자의 밀리터리!톡]

다탄두(MIRV) 기술 北 김정은도 ‘주목’

ICBM에 적용되며 최대 14발까지 탑재

핵 공격 감행시에는 요격하기가 어려워

美 ‘미니트맨-Ⅲ’ 대표적 400여 발 보유

中도 다탄두 탄도미사일 ‘둥펑-41’ 개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이 22일(현지 시각)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영상.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이 22일(현지 시각)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영상.




우크라이나가 전쟁 발발 후 처음으로 장거리 탄도미사일인 미국산 ‘에이태큼스’(ATACMS·미 육군 전술 미사일 시스템) 및 영국산 ‘스톰섀도(Storm Shadow)’로 러시아 본토를 공격하자 러시아는 곧바로 핵탄두 장착도 가능한 신형 무기 다탄두 탄도미사일로 맞대응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지난 21일(현지 시간) 미 CNN에 따르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사용한 탄도미사일은 영어 약자로 ‘MIRV’라 불리는 ‘다탄두 각개목표 재돌입체’다.

하나의 미사일 동체에 실려 발사된 여러 개의 탄두가 각기 개별적인 목표를 향하면서 대기권으로 재진입한다는 것으로, 미사일 1개로 여러 발을 쏜 효과를 낼 수 있다. 미사일 1개로 여러 발을 쏜 효과를 낼 수 있는 MIRV는 미국의 핵탄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미니트맨-Ⅲ’가 효시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우크라이나 드니프로에 대한 공습 사실을 전하면서 최신 중거리 미사일 시스템인 ‘오레쉬니크’(Oreshnik)를 시험 발사했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이번에 쓴 미사일이 핵탄두를 장착하지 않은 신형 극초음속 중거리 탄도 미사일(IRBM·사거리 3000∼5500㎞)이었다며 “전투 상황에서 러시아의 최신 중거리 미사일 시스템 중 하나인 비핵 극초음속 탄도 미사일 시험이 포함됐다”고 밝혔다.

이에 미국 정부도 러시아가 신형 IRBM을 시험 발사했다고 확인하면서 이 미사일을 개조하면 핵탄두 장착도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021년 1월 8차 당대회, 당대회는 5년에 한 번 열리는 북한 최대 정치 행사다. 당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9시간에 걸친 사업 총화 보고를 통해 앞으로 핵무력을 질량적으로 강화하기 위한 국방력 강화 정책을 펴겠다고 선언했다. 이는 ‘국방공업 발전 및 무기체계 개발 5개년 계획’으로 명명됐다.

그러면서 김정은은 연구 중인 무기와 설계 중인 무기, 시험 중인 무기, 생산 직전인 무기 등 각 무기 체계 개발 사업의 종류와 진행 상태에 대해 상세하게 하나하나 직접 나열했다.

비밀에 부쳐야 할 군사 정보를 이례적으로 공개한 것인데 주목한 점은 김정은이 제시한 국방분야 ‘5대 핵심 과업’ 중에 하나가 다탄두 개별 유도 기술(MIRV)로 ‘게임 체인저’로 꼽히는 무기 체계다. 김정은도 주목한 다탄두 탄도미사일 얼마나 위력적인 무기 체계일까.

러시아 신형 극초음속 중거리탄도미사일 '오레쉬니크'가 목표물을 타격하는 모습. 사진 제공=스프린터 트위터 갈무리러시아 신형 극초음속 중거리탄도미사일 '오레쉬니크'가 목표물을 타격하는 모습. 사진 제공=스프린터 트위터 갈무리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 따르면 RS-26은 고체연료를 쓰기 때문에 이동식발사차량(TEL)에서 발사가 가능하다. 길이 12m, 지름 1.8m로 이른다. 무게는 3.6톤으로 유효 탄두 탑재량은 800㎏이다. 러시아는 2012, 2013, 2015년 성공한 세 차례 시험 발사에서 중거리탄도미사일(IRBM)급인 1만2000㎞를 목표 사거리로 해 모두 성공했다. 최대 사거리는 ICBM 분류 기준(5500㎞)을 초과하지만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중·단거리 미사일로 전용이 가능한 것으로 전해졌다.



푸틴 대통령은 오레쉬니크의 제원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사브리나 싱 미국 국방부 부대변인은 오레쉬니크에 대해 러시아의 ‘RS-26 루베즈’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모델에 기반한 무기라고 밝혔다. RS-26 루베즈는 최대 사정거리가 5500㎞ 정도로 ICBM과 IRBM을 구분하는 경계에 속한다. 일각에선 IRBM으로 분류돼 오레쉬니크도 IRBM으로 추정된다. 탄도미사일은 사정거리에 따라 300~1000㎞는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1000~3000㎞는 MRBM(준중거리탄도미사일), 3000~5500㎞ IRBM, 5500km 이상은 ICBM으로 분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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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S-26은 러시아가 인근 유럽 국가를 견제하기 위해 개발했다. 오레쉬니크의 무서운 점은 ‘다탄두 각개목표설정 재돌입 비행체’(MIRV)가 적용됐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핵탄두 탑재가 가능하다는 사실이다. MIRV는 비행 중 탄두가 차례로 분리돼 지정된 목표물로 날아가는 기술로 보통 ICBM에 적용되며 최대 14발까지 탑재할 수 있다.

오레니시크(헤이즐넛·개암나무)라는 이름이 붙은 러시아의 다탄두 미사일은 최신식 기술이 적용된 개량형인 것으로 알려졌다. 개암은 도토리나 밤과 비슷한 견과류의 일종으로, 가지 끝에 여러 열매가 주렁주렁 달리는 게 특징이다.

이번에 발사된 오레쉬니크에는 핵탄두가 탑재되지 않았으나 각 비행체에는 핵탄두 탑재도 가능해 MIRV를 통해 핵무기 공격을 감행할 경우 요격하기가 어렵다는 강점을 지녔다. 우크라이나 드니프로 지역에 떨어진 오레쉬니크를 촬영한 영상엔 6개의 탄두가 떨어지는 모습이 담기기도 했다.

우크라이나 소방관들이 지난 11월 21일 드니프로주의 한 주택가에서 러시아의 공습으로 화마에 휩샇인 주택에서 화재진압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AFP연합뉴스우크라이나 소방관들이 지난 11월 21일 드니프로주의 한 주택가에서 러시아의 공습으로 화마에 휩샇인 주택에서 화재진압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AFP연합뉴스


하나의 미사일 동체에 실려 발사된 여러 개의 탄두가 각기 개별적인 목표를 향하면서 대기권으로 재진입하는 다탄두 기술은 냉전 시절 개발됐다. MIRV는 미국의 핵탄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미니트맨-Ⅲ’에 대표적이다. 미국은 미니트맨-Ⅲ를 최대 400여 발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기다. 발사 명령 후 지구상 어느 곳이든 30분 내 타격이 가능하다. 캘리포니아에서 평양까지도 30분 내 도달할 수 있다. 미니트맨-Ⅲ를 운용하는 부대는 현재 공군지구권타격사령부(Air Force Global Strike Command)다. 이 사령부는 전략 핵폭격기까지 운용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니트맨-Ⅲ 이전에 ‘미니트맨-Ⅰ’, ‘미니트맨-Ⅱ’가 있다. 미니트맨-Ⅲ는 1970년 첫 실전 배치해 1976년 7월 17일 마지막 배치를 마쳤다. 무려 50년이나 된 매우 낡은 무기 체계다. 그럼에도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탄도미사일로 꼽힌다. 이는 미니트맨-Ⅲ가 개량형으로 사거리, 위력, 정확도 모두 늘었고, 특히 가장 큰 장점은 다탄두 미사일이기 때문이다.

장점은 미사일의 맨 앞부분에 열핵폭탄(수소폭탄)이 내장된 Mk-12 혹은 Mk-21/SERV 재돌입체가 탑재됐다는 점이다. 정해진 임무에 따라 하나 혹은 세 기의 재돌입체가 장착된다. 이 안에 들어가 있는 W78과 W87 핵탄두의 위력은 335에서 300 킬로톤에 달한다. 1945년 8월 일본 히로시마에 투하된 원자폭탄의 위력인 15킬로톤과 비교하면 20배 이상의 위력을 지녔다.

원형공산오차 즉 ‘명중률’도 미니트맨-Ⅲ는 가공할만한 정밀도를 과시한다. Mk-21/SERV 재돌입체의 원형공산오차는 120m 이하로 적의 대륙간탄도미사일 사일로를 정밀 타격할 수 있다. 사거리가 1만3000㎞ 달하고 미국 와이오밍주, 노스다코다주, 몬태나주 세 곳의 기지에서 운용되고 있다.

중국도 차세대 이동식 다탄두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둥펑-41’을 개발했다. 역시 다탄두 탄도미사일이다. 제약은 길이 16.5m, 중량 60t으로 10개의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둥펑-41의 이전 모델이자 1999년 실전 배치된 둥펑-31가 사거리 8000㎞로 미국의 서부 지역을 타격할 수 있는 수준이라면 둥펑-41은 최대 사거리가 1만4000㎞로 미국 본토 전역을 사정권으로 두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미사일을 발사할 경우 20분 내에 미국 워싱턴과 뉴욕 등 전역에 대한 타격이 가능하고 서부 해안 지대는 정밀 타격도 가능하다고 내다보고 있다.



이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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