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가 미국에서 이동통신 사업에 대한 조건부 승인을 받았다. 스타링크 위성 인터넷을 이용해 음영 지역 없는 전화·데이터 연결을 제공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 재선 ‘일등공신’으로 꼽히며 사업체에 대한 규제 장벽도 허물어지고 있다는 평가가 따른다.
26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과 테크크런치 등은 미 연방통신위원회(FCC)가 스페이스X에게 T모바일 일부 커버리지를 제공할 수 있는 조건부 승인을 내줬다고 보도했다. 미국 내 T모바일 사용자들이 스타링크 기반 이동통신망을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미국은 국토가 넓어 인구 밀집지역 외에는 이동통신망이 열악한 편이다. 스타링크 위성 인터넷망을 이용하면 기지국을 대체할 수 있어 전국망 보급이 용이해진다. 이에 스페이스X와 T모바일은 2022년부터 위성인터넷 기반 이동통신 협업을 추진해왔으나 FCC 규제를 통과하지 못하고 있었다. 트럼프가 재선에 성공하고 머스크가 ‘정부효율부(DOGE)'를 이끌게 되며 차기 정권 실세로 떠오르자 2년간 막혀 있던 규제가 뚫리기 시작한 셈이다.
기술적 장벽은 크지 않다. 스마트폰이 위성 수신 기능을 지니고 있다면 이동통신사의 허용이 있을 시 충분히 서비스가 가능하다는 것이 스페이스X 측 주장이다. 실제 스페이스X는 최근 미 남동부의 허리케인 재해 당시 위성 인터넷을 이용한 재난 메시지 발송 등을 시연하기도 했다.
규제 장벽은 사라졌으나 실제 서비스가 도입되기까지는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스페이스X와 T모바일이 구체적인 통신 규격과 서비스 방법 등을 논의해야 하고, 위성통신 사용을 위한 추가 요금제 도입 가능성도 있다. 스타링크 위성 인터넷 경쟁사들도 FCC에 이의를 제기하는 중이다. 테크크런치는 “양사가 언제 서비스를 시작할지, 요금은 어떻게 될지에 대한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고 서비스를 지연시키기 위한 타사의 노력도 지속되고 있다”면서도 “머지않아 ‘신호 없음’은 과거의 일이 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