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집에 사는 이웃 여성이 혼잣말로 욕설하자 자신에게 했다고 착각해 살해하려고 한 3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 감형받았다.
대전고법 제3형사부(부장 김병식)는 26일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된 A(34)씨의 항소를 받아들여 징역 6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A씨 가족이 출소 이후 정신과 치료를 도와 사회에 위협이 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힌 점을 고려했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A씨는 지난 1월 10일 오전 8시20분께 충남 당진시에 있는 자기 집 맞은편에 사는 여성 B(26)씨가 출근하려고 현관문을 여는 순간 둔기로 머리를 2차례 내리친 뒤 도망가려는 B씨의 머리채를 잡고 흉기로 10여 차례 찔러 살해하려고 한 혐의를 받는다.
피해자의 옆집에 살고 있던 A씨는 열린 현관문 사이로 B씨의 욕설이 들리자 자신에게 했다고 착각해 범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경찰에 “집에서 현관문을 열어둔 채 옷을 갈아입던 중 밖에서 사람 목소리가 들리는데 나를 욕하는 것으로 생각해 순간적으로 화가 났다. 몸싸움을 하다 격분해서 흉기를 들었다”고 진술했다.
범행 후 A씨는 B씨를 구호하지 않고 차를 타고 도주하다 3시간 후 경기 안양시에서 경찰 검문에 걸려 체포됐다. B씨는 이 사건으로 목과 가슴에 근육층을 침범할 정도의 좌상과 열상 등을 입고 병원 치료를 받았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사소한 오해로 격분해 이웃 주민인 피해자를 살해하려 했고 하마터면 피해자가 사망에 이를 수도 있었다”며 “A씨가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지만 B씨와 합의하거나 용서받지 못한 점, 범행 직후 도주한 점 등을 고려하면 죄책에 맞는 엄중한 실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징역 6년을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A씨는 이웃인 B씨에게 무차별하게 흉기를 휘둘러 살해하려 했고, B씨는 정신적·신체적 고통과 두려움을 겪었다”면서도 “다행히 B씨의 생명에 큰 지장이 없고, B씨를 위해 5000만 원 형사 공탁도 했다”고 했다. 이어 “A씨가 혼자 생활하며 우울증 증상이 있던 점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