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EC 사실상 합병 승인…대한항공 '메가캐리어'로 뜬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기업결합 승인 임박

항공기 238대 '규모의 경제'로 경쟁력 개선

LCC 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 합병 진행

메가 캐리어 출현에 항공업계 '지각변동'







2020년 시작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이 4년 만에 마무리 절차를 밟고 있다. 결합 심사가 끝나면 합병 대한항공은 세계 10위권 ‘메가 캐리어(초대형 항공사)’로 탄생한다. 238대의 항공기를 보유한 합병 대한항공은 인천공항이 세계의 항공·물류 허브로 입지를 강화하는 데 큰 역할을 할 예정이다. 합병과 동시에 두 회사의 저비용항공(LCC) 계열사 진에어와 에어부산, 에어서울도 통합이 추진되면서 국내 항공 산업의 구도도 재편될 것으로 전망된다.



27일 항공 업계에 따르면 유럽연합집행위원회(EC)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심사를 끝내고 ‘승인’ 발표만 앞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의 한 고위 관계자는 “심사가 모두 끝났고 사실상 승인 발표만 남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2020년 합병을 추진한 뒤 2021년 2월 튀르키예 경쟁 당국의 기업결합 승인을 시작으로 세계 주요국에서 합병 승인을 받아왔다. 하지만 EC는 올해 2월 화물 사업 매각과 유럽 여객 노선 이관 등을 조건으로 조건부 승인을 내리면서 합병이 지연됐다.

대한항공은 기업결합을 위해 EC가 요구한 조건을 모두 마무리했다. 유럽 4개 노선(파리·로마·프랑크푸르트·바르셀로나)은 티웨이항공에 이관했고 아시아나항공의 화물사업부도 에어인천에 매각했다. EC가 내민 조건을 모두 충족한 것인데 EC가 승인을 하면 미국 법무부(DOJ)도 소송 제기를 하지 않을 것으로 보여져서 4년 만에 기업결합 절차가 끝난다.



대한항공은 경쟁 당국 승인 절차가 사실상 완료되면서 다음 달 20일까지 총 1조 5000억 원(영구채 3000억 원 별도)의 인수 대금 중 남은 8000억 원도 납입해 신주 인수 거래를 종결할 예정이다. 잔금 납입은 아시아나항공 3자배정 유상증자에 대한항공이 참여하는 형태로 이뤄진다. 유상증자 후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보유 지분율은 63.88%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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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하나로 합쳐지면 여객 수송 규모 기준 세계 11위의 국적 메카 캐리어로 거듭난다. 지난달 말 기준 합병 회사의 여객기는 대한항공 135대, 아시아나항공 68대 등 203대를 보유한다. 화물기는 대한항공 23대, 아시아나항공 12대로 총 35대다. 국적 메가 캐리어로서의 영역도 확장된다. 현재 대한항공은 약 40개국 114개 도시, 아시아나항공은 72개 도시를 운항하고 있다.

합병 대한항공은 인천공항을 중심으로 여객과 화물 수송 사업 확대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항공사는 ‘규모의 경제’가 적용되는 시장으로 덩치가 클수록 사업에서 유리하다. 이 때문에 미국과 유럽에서도 메가 캐리어의 덩치를 키우고 있다. 델타항공이 노스웨스트항공과 합병했고 유나이티드항공이 콘티넨털항공, 아메리칸항공이 US에어어웨이즈와 합병했다. 영국항공은 스페인이베리아항공, 에어프랑스는 KLM그룹과 합쳤다.

대한항공은 기업결합 문제가 매듭 지어지면 산업은행과 합의한 인수후통합전략(PMI) 작업을 시행한다. PMI 계획에 따라 두 회사는 2년 안에 완전히 하나의 회사가 돼야 한다. 대한항공은 통합 기업정체성(CI) 작업을 이미 진행하고 있다.

합병에 따라 LCC 통합도 이뤄진다. 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 등 두 회사의 LCC들이 합병한다. 합병 LCC는 보유 항공기 규모나 매출 등에서 LCC 업계 선두가 된다. 중복 노선을 통폐합하면 비용 절감으로 경쟁력이 올라갈 수 있다. 이 때문에 티웨이항공과 에어프레미아, 이스타항공 등 중소 규모 항공사들의 합종연횡이 일어날 수 있다.

과제도 남아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 과정에서 인력 감축 등 구조조정에 대한 우려도 있다. 또 각사가 가진 마일리지를 통합해야 한다. 통합 비율을 두고 고객의 불만이 표출될 수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인위적 구조조정은 없다고 밝혔고 마일리지 통합은 유관기관과 충분한 협의를 통해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구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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