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2025년 정기 사장단 인사에서 눈에 띄는 대목 중 하나는 품질 관리 강화다. 그동안 관리의 삼성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크고 작은 품질 이슈가 이어지자 아예 전담 조직을 설치해 품질 관리를 지금보다 더 강화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이번에 신설되는 품질관리위원회는 스마트폰과 가전을 담당하는 디바이스경험(DX) 부문장인 한종희 부회장이 위원장을 맡아 품질 문제 전반을 직접 컨트롤하기로 했다. 아직 위원회 구성이 마무리되지는 않았지만 DX 부문은 물론이고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까지도 꼼꼼히 살펴보겠다는 전략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중국의 도전이 거세지고 있어 품질 관리가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는 게 전자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DX 부문이 담당하는 스마트폰만 해도 중국 경쟁 업체들이 더 얇고, 더 가벼운 제품들을 잇달아 내놓고 있어 삼성 역시 비슷한 스펙의 제품을 내놓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7월 출시한 무선 이어폰 갤럭시버즈3 제품에서 단차 등 문제가 발생해 삼성 내부에서 문제가 됐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품질위원회가 활동하면서 더 깐깐해진 고객들을 만족시킬 수 있도록 현미경 검증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여기에 더해 미래 사업 준비도 서두르기로 했다. 2008년 신수종사업이었던 바이오 사업을 직접 발굴하고 육성해 낸 고한승 삼성바이오에피스 사장을 미래사업기획단의 새로운 수장으로 임명하면서다.
고 사장은 그룹 신사업팀과 바이오사업팀에 근무하면서 삼성의 바이오 진출을 주도했던 인물이다. 바이오 사업 진출 당시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에게 직접 사업 개요를 설명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삼성 관계자는 “고 사장이 13년간 삼성바이오에피스 대표이사로 재직하면서 사업을 성장시켜왔다”며 “그동안 축적된 경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다시 한 번 삼성의 새로운 미래 먹거리 발굴을 주도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