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커피원두 가격 47년만 최고…이상기후에 '트럼프 2기' 관세 우려까지

아라비카·로부스타 품종 연초 대비 70~100%↑

사진=이미지투데이사진=이미지투데이




브라질 가뭄 등에 따른 공급 부족과 유럽연합(EU)의 산림 개발 규제,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에 대한 우려로 커피 원두 가격이 47년 만의 최고치로 치솟았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27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시장에서 아라비카 원두 선물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4.7% 상승한 파운드당 3.23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1977년(3.38달러) 이후 최고치다. 아라비카 원두 가격은 올해 들어서만 70% 이상 올랐다.

관련기사



인스턴트 커피나 블랜딩에 사용되는 로부스타 원두의 경우 영국 런던 시장에서 전일 대비 7.7% 상승한 톤당 5507달러에 거래됐다. 이 역시 연초 가격의 2배 수준이다.

올해 주요 원두 재배지에서 덥고 건조한 기후가 지속되면서 생산량이 현저히 줄어든 점이 공급 부족 우려를 키우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세계 최대 아라비카 품종 생산국인 브라질은 가뭄으로 인해 2025~2026년 생산량이 당초 기대치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로부스타 품종은 최대 생산국인 베트남에서 악천후로 인해 3년 연속 공급량이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중국 역시 8~9월 사이 70년 만에 최악의 가뭄을 겪고 10월에는 폭우가 쏟아지며 개화 작물들이 큰 피해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토마스 아라우조 스톤엑스 트레이딩 어소시에이트는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며 “사태가 올해 내로 해결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커피 업계는 패닉 상태”라고 말했다.

강경한 관세 정책을 예고한 트럼프 2기 행정부에 대비해 서둘러 물량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가속화한 점 역시 원두 가격을 높이고 있다. 네덜란드 라보뱅크의 카를로스 메라 농산물 책임자는 “원두에도 관세를 부과될 것이라고 보는 커피 업체들은 지금 수입을 시도하고 있다”며 “소비자 가격은 지금보다 훨씬 비싸질 것”이라고 말했다. EU가 커피 재배를 위한 삼림 벌채를 규제하는 새로운 법안 마련을 추진하는 점도 공급 불안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EU 당국은 당초 내년 초 법안을 발효할 예정이었지만 회원국들의 반대로 12개월 연기를 검토하고 있다.


정혜진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