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합병 EU 최종 승인…메가캐리어 탄생 임박

2년간 독립 운영…인력 재배치 등 통합 매듭

마일리지 전환 비율 협의…LCC 합병 등 과제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과의 기업 결합을 위해 유럽연합(EU) 경쟁당국이 제시한 조건부 승인의 선행 조건을 모두 충족시켰다. 2020년 시작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 업이 4년 만에 마무리 국면에 접어든 것이다.



결합 심사가 끝나면 합병 대한항공은 세계 10위권 ‘메가 캐리어(초대형 항공사)’가 된다. 238대의 항공기를 보유한 합병 대한항공은 인천공항이 세계의 항공·물류 허브로 입지를 강화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두 회사의 저비용항공(LCC) 계열사 진에어와 에어부산, 에어서울도 통합이 추진되면서 국내 항공 산업의 구도도 재편될 것으로 전망된다.

28일 대한항공에 따르면 EU 경쟁당국(EC)은 이날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결합을 위한 선결 요건이 모두 ‘충족’돼 심사를 종결한다고 발표했다.

EC는 올해 2월 조건부 승인 결정을 내리면서 △유럽 4개 중복노선(파리, 프랑크푸르트, 바르셀로나, 로마)에 대한 신규진입항공사(Remedy Taker)의 안정적 운항 △아시아나항공 화물기사업 매수자 승인 절차를 마무리하기 위한 선행 조건으로 내걸었다.

대한항공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여객 부문 신규진입항공사로 티웨이항공을 선정해 유럽 4개 노선에 대한 취항 및 지속 운항을 위해 항공기, 운항승무원, 정비 등을 지원했다. 또 아시아나항공 화물기사업 매수자로 에어인천이 선정됐다. 산업은행을 비롯해 정부부처도 EC 승인을 위해 노력했다.



한편 대한항공은 미국 경쟁당국(DOJ)에 EC의 최종 승인 내용을 보고했다. DOJ가 두 회사의 합병에 대해 독과점 소송을 제기하지 않으면 승인한 것으로 간주한다. 업계에서는 EC의 최종 승인으로 DOJ의 소송 제기 가능성이 적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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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은 다음 달 20일까지 총 1조 5000억 원(영구채 3000억 원 별도)의 인수 대금 중 남은 8000억 원도 납입해 신주 인수 거래를 종결한다. 잔금 납입은 아시아나항공 3자배정 유상증자에 대한항공이 참여하는 형태로 이뤄진다. 유상증자 후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보유 지분율은 63.88%가 된다.

대한항공은 기업결합 문제가 매듭 지어지면 산업은행과 합의한 인수후통합전략(PMI) 작업을 시행한다. PMI 계획에 따라 두 회사는 2년 간 독립적으로 운영하면서 인력 재배치, 고용 승계, 아시아나항공 재무구조 개선 등을 통해 통합을 매듭짓는다. 대한항공은 통합 기업정체성(CI) 작업을 이미 진행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인위적인 인력 구조조정은 없다는 방침이다. 항공업무의 특성상 항공기 운항과 밀접히 연관된 인력들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고 업무의 성격도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직무 재교육 등을 통해 인력 재배치를 실시해 인적 자원을 최대한 활용한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향후 통합항공사의 사업량이 늘어날 것을 감안하면 필요한 인력도 자연스럽게 늘기 때문에 인력 통합 운영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일리지는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 기간 동안 각 사의 사업 전략에 따라 독립적으로 운영한다. 통합 항공사 출범 시기에는 대한항공 스카이패스로 통합할 예정이다. 대한항공은 양사 마일리지 간 공정한 전환 비율을 설정하기 위해 전문 컨설팅 업체와 협업을 거친다. 또 공정거래위원회 등 유관 기관과도 충분한 협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하나로 합쳐지면 여객 수송 규모 기준 세계 11위의 국적 메카 캐리어로 거듭난다. 지난달 말 기준 합병 회사의 여객기는 대한항공 135대, 아시아나항공 68대 등 203대를 보유한다. 화물기는 대한항공 23대, 아시아나항공 12대로 총 35대다. 국적 메가 캐리어로서의 영역도 확장된다. 현재 대한항공은 약 40개국 114개 도시, 아시아나항공은 72개 도시를 운항하고 있다.

합병 대한항공은 인천공항을 중심으로 여객과 화물 수송 사업 확대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항공사는 ‘규모의 경제’가 적용되는 시장으로 덩치가 클수록 사업에서 유리하다. 이 때문에 미국과 유럽에서도 메가 캐리어의 덩치를 키우고 있다. 델타항공이 노스웨스트항공과 합병했고 유나이티드항공이 콘티넨털항공, 아메리칸항공이 US에어어웨이즈와 합병했다. 영국항공은 스페인이베리아항공, 에어프랑스는 KLM그룹과 합쳤다.

합병에 따라 LCC 통합도 이뤄진다. 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 등 두 회사의 LCC들이 합병한다. 합병 LCC는 보유 항공기 규모나 매출 등에서 LCC 업계 선두가 된다. 중복 노선을 통폐합하면 비용 절감으로 경쟁력이 올라갈 수 있다. 이 때문에 티웨이항공과 에어프레미아, 이스타항공 등 중소 규모 항공사들의 합종연횡이 일어날 수 있다.


노해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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