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2회 연속 금리 내렸지만…당국 규제에 대출금리 인하 한계

[한은 깜짝 금리인하]

금리인하 기대 선반영에 규제 겹쳐

시장 반영까진 상당시간 걸릴 듯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8일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앞두고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 제공=한은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8일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앞두고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 제공=한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통화정책 전환(피벗) 효과와 관련해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5월 이후 시장에 선반영돼 체감하기 어려운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은행의 이달 기준금리 인하로 이자 경감액이 6조 원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 가운데 시장 반영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 총재는 28일 금융통화위원회 뒤 기자 간담회에서 “금리를 한 50bp(0.5%포인트) 낮춘 효과가 미리 시장에 반영됐다고 볼 정도”라며 “이 때문에 기준금리를 처음 낮추면 오히려(시중금리가) 오를 가능성도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관련기사



한은은 지난달 통화정책방향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렸지만 은행권 가계대출 금리는 역주행 중이다. 10월 중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전월 연 3.74%에서 4.05%로 0.31%포인트 상승했다. 주담대 고정금리 상품의 지표금리인 은행채 5년물 금리가 한 달 새 0.06%포인트 뛰었다. 이 총재의 언급대로 5월 들어 금리 인하 기대가 시중금리에 큰 폭으로 반영됐다. 은행채 5년물은 4월 연 3.87%에서 5월 연 3.80%로 0.07%포인트 내렸다. 이어 6월에는 인하 폭이 확대되며 0.24%포인트 내린 연 3.56%를 가리켰다.

금융 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영향도 작용하고 있다. 한은은 기준금리 인하와 관련해 장기적으로 대출 이자 경감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지만 시차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 총재는 “가계부채를 조절하는 과정에서 가산금리가 오른 것은 금융 안정 도모를 위해 치러야 할 비용”이라며 “금융 안정을 이루면 내년 초부터 가산금리 등은 내릴 가능성이 있으니 하루하루 보지 말고 길게 볼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시장금리가 미국 국채금리와 동조 경향이 강하다는 점도 원인으로 지적된다. 이날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0.103%포인트 떨어진 2.638%에 마감했다. 연중 최저치다. 10년물 금리도 2.788%로 내렸다.

하지만 이는 ‘금통위 효과’로 시간이 흐를수록 미 국채와의 상대적 금리 차이가 유지될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미 국채금리가 오르면 따라 상승하는 경향이 나오게 될 것이라는 얘기다. 미 국채금리는 미국 대선 이후 현재까지 2년물은 0.05%포인트 오르고 10년물은 0.01%포인트 내리는 등 큰 변화가 없다. 이 경우 국고채와 연동돼 있는 국내 대출금리도 크게 변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이 총재는 “미국 기준금리가 빨리 떨어지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언급했다.


김혜란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관련 태그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