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여성 정규직 근로자가 21년 만에 처음으로 비정규직을 추월했다.
심각한 인력난을 겪고 있는 기업들이 여성 채용을 늘린 영향으로 분석된다.
1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15∼64세 여성 정규직 수는 1241만명으로 2003년 이후 처음으로 비정규직을 넘어섰다. 이는 상반기 기준으로 5년 연속 최다 기록이다.
올해 상반기 여성 정규직 비율은 50.5%로 전년 동기 대비 0.6%포인트 상승했다. 비정규직(49.5%)보다 1%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최근 10년간 여성 고용 변화를 살펴보면 정규직은 264만명 증가한 반면 비정규직은 11만명 감소했다. 연령대별로는 25∼34세 여성 정규직 비율이 11.8%포인트 늘어나 가장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55∼64세는 4.0%포인트 상승에 그쳐 젊은 세대의 정규직화가 더욱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별로는 의료·복지 분야가 71만명으로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고령화로 인한 간호사와 간병 인력 수요가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제조업(30만명)과 정보통신업(29만명)도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다만 여성의 정규직 비율과 임금 수준은 여전히 남성에 크게 못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임금구조기본통계조사에 따르면 여성 정규직의 평균 임금은 월 28만1000엔(약 260만원)으로 남성보다 30% 낮았다. 정규직 비율도 남성(83.0%)과 30%포인트 이상 격차를 보였으며, 과장급 여성 비율은 12%에 그쳤다.
이에 일본 정부는 남녀 임금 격차 공개 의무 대상을 현행 301명 이상 기업에서 101명 이상으로 확대하고, 여성 관리직 비율 공개를 의무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