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내 분신 같은 물건”…소방서에 손도끼 보낸 80대 예비역 원사, 이유는?

85세 예비역 육군 원사 허형래 씨

과거 사용하던 손도끼·손편지 전달

“안산 모텔상가 화재 당시 큰 감동”

소방당국, 역사사료관에 전시키로

허형래(85)씨가 보낸 손편지와 손도끼. 사진 제공=경기도소방재난본부허형래(85)씨가 보낸 손편지와 손도끼. 사진 제공=경기도소방재난본부




“내가 사용하던 손도끼를 보냅니다. 필요할 때 사용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지난달 28일 경기 안산소방서에 소포 하나가 도착했다. 이 안에는 정성스럽게 적은 손편지와 낡은 손도끼 한 자루가 들어있었다.



이 소포를 보낸 이는 경기 동두천에 사는 예비역 육군 원사 허형래(85)씨로, 그는 지난달 17일 안산에서 발생한 모텔상가 화재 당시 소방대원들의 구조활동에 크게 감동했다며 소포를 보낸 이유를 편지에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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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씨는 편지에서 “안산 화재 사고 시 52명의 인명피해를 막아준 소방관님들 감사드립니다”며 “특히 박홍규 소방관님, 용맹스럽게 손도끼로 유리창을 깨고 인명을 구조한 행동이 아름답습니다”라고 적었다.

앞서 지난달 17일 안산시 단원구 소재 6층짜리 모텔 상가에서 불이 났다. 당시 안산소방서 소속 119 구조대 박홍규(소방위) 3팀장 등은 도끼로 창문을 깨 열기와 연기를 배출하며 현장에 진입, 모텔 투숙객을 포함해 총 52명을 구조했다. 이 화재로 인한 사망자는 단 한 명도 없었다.

허씨는 편지 말미에 본인이 사용하던 손도끼를 함께 보내니 꼭 필요할 때 사용해달라고 썼다. 그는 소포에 동봉한 손도끼에 대해 자신이 중사 시절부터 사용하던 것으로, 자신에게는 분신과도 같다고 전했다.

허씨는 1962년부터 1996년까지 35년간 육군에서 부사관으로 근무하다가 원사로 전역했다. 허씨의 애장품인 손도끼는 날이 무뎌지고 곳곳에 녹이 슬어있는 모습이었다. 나무로된 손잡이 구석구석 손 때가 묻어있어 세월의 흔적이 엿보였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는 허씨를 직접 찾아 감사 인사를 전하고, 허씨가 준 손도끼를 이달 개관 예정인 경기소방 역사사료관에 전시물로 보존키로 했다.


문예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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