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한 남성이 심심함을 달래기 위해 자신의 가짜 수배 포스터를 만들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렸다가 경찰에 체포되는 일이 벌어졌다.
1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에 따르면, 중국 산시성 친위안현에 사는 왕모씨는 지난달 11일 자신의 SNS에 '수배 공고'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왕씨는 해당 게시물에서 "지난달 10일 한 회사로부터 3000만 위안(약 54억원)을 갈취했다"며 "기관총과 총알 500발을 소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자신을 찾아내면 3만 위안(약 540만원)의 현상금을 주겠다고 제안했다.
특히 왕씨는 중국의 유명 배우이자 댄서인 '왕이보'의 이름을 도용해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다음날인 12일, 현지 경찰은 '언제나 행운이 함께하길'이라는 뜻의 온라인 닉네임 '하오윈수이스요우'를 사용하는 왕씨의 글을 발견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수 시간 만에 왕씨를 체포한 경찰은 수색 끝에 총기류나 실탄 등 불법 물품이 없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조사 결과 왕씨는 생활에 권태를 느끼고 지루함을 달래기 위해 허위 수배령을 만들어냈다고 진술했다.
그의 게시물은 24시간도 되지 않아 35만 회의 조회 수를 기록했으며, 2500개의 '좋아요'와 80여 개의 댓글, 1155회의 공유를 기록했다.
현지 경찰은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왕씨에 대해 '형사강제조치'를 내렸다. 형사강제조치는 구금, 체포, 보석, 감시 거주 등 용의자의 신체 자유를 제한하는 경찰 조치를 말한다.
경찰 관계자는 "인터넷도 법의 테두리 밖이 아니다"라며 "허위 사실을 만들어내거나 유포하는 행위는 모두 범죄 행위"라고 강조했다. 이 사건은 중국 소셜미디어에서 화제가 됐다. 누리꾼들은 "올해 뉴스 중 가장 어리석은 사람", "스스로 수배됐다는 게 웃기긴 한데, 왕이보라고 주장한 게 더 웃겼다", "원하는 대로 진짜 경찰에 잡혔네"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