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투약 논란이 불거진 대학연합동아리 '깐부' 소속 학생과 함께 수차례 엑스터시(MDMA) 등을 투약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유명 안과 의사에 대해 검찰이 징역 3년을 구형했다.
2일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4부(부장판사 장성훈)는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 위반(향정) 혐의를 받는 의사 이모(34)씨와 동아리 회원 배모(22)씨에 대한 결심공판을 열었다.
이씨는 이른바 '빅5' 병원 출신이자 서울 소재 상급종합병원에 근무 중인 전문의로, 지난해 10~11월 동아리 '깐부'의 회장 염 모 씨로부터 향정신성의약품인 엑스터시(MDMA) 등을 구매하고 보관·투약한 혐의를 받는다. 이씨는 배씨와 함께 새벽에 자택에서 마약을 투약하고 그대로 병원에 출근해서 백내장 수술 등에 참여한 적도 여러 차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이날 이씨에게 징역 3년을 구형하고 추징금 30만 원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이씨와 함께 마약을 투약한 혐의로 기소된 배씨에게는 징역 2년에 추징금 106만원을 구형했다.
검찰은 "병원 의사인 피고인 얼굴을 10분 보려고 지방에서 오는 환자도 있다"며 "그 기대에 부응하지 못할망정 수술 당일에도 마약을 투약했다"고 지적했다.
이 씨 측 변호인은 투약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자의로 하지 않았고, 호감을 갖고 관계를 이어오던 대학생 배 모 씨(22·여)가 함께 투약하자고 제안해 호응하는 시늉만 했을 뿐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이씨는 최후발언에서 "부적절한 행동을 한 것에 대해 깊이 반성한다"면서 "돌이킬 수 없는 범죄를 저지른 점은 모두 명백한 저의 잘못"이라고 말하고 선처를 호소했다.
한편 검찰은 별도의 재판을 받고 있는 동아리 회장 염씨에 대해서는 징역 7년을 구형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