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르포] 3시간도 안 돼 막 내린 '대통령 쿠데타'… 국회 앞 시민들 "윤석열 탄핵하라"

4일 자정 국회 앞 수백 명 시민 모여

질서 유지하며 경찰과 충돌은 없어

국회 계엄 해제에 '尹 탄핵' 구호 외쳐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3일 밤 10시 25분. 시민들이 속속 국회 앞에 몰려들어 정문을 막은 경찰과 대치했다.



시민들은 유투브와 sns로 현장 상황을 중계하면서 국회 문을 열라고 연신 소리쳤다.

계엄령을 선포한 지 1시간 반이 지난 4일 자정에는 수십 명에 불과했던 시민이 어느새 수백 명으로 불어나 국회 앞 대로변을 가득 매웠다.

또 다른 수백 명의 시민들은 국회 건너편에서 이 사태가 믿기지 않는 듯 걱정스러운 눈으로 연신 한숨을 내쉬며 하염없이 상황을 지켜봤다.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가운데 4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 계엄령 선포에 반대하는 시민 및 이를 저지하는 경찰 병력들이 모여 혼잡스러운 상황을 빚고 있다. 연합뉴스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가운데 4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 계엄령 선포에 반대하는 시민 및 이를 저지하는 경찰 병력들이 모여 혼잡스러운 상황을 빚고 있다. 연합뉴스


사상 초유의 사태지만 시민들은 끝까지 질서를 지켰으며, 경찰은 시민과의 물리적 충돌을 피하며 질서를 유지하려는 모습이 역력했다.

밤 11시 50분께 국회 앞에 ‘대한민국 육군’이라는 문구가 적힌 버스가 도착하자 시민들은 군대의 국회 진입만은 막으려는 듯 버스 주변을 에워쌌다. 일부 시민은 버스 앞에 아예 주저 앉기도 했다.



국회 출입문 양옆을 에워싼 수백 명의 시민들은 ‘계엄을 철폐하라’고 한목소리로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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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앞에서 만난 시민들은 “나라가 망해간다”, “이 시대에 계엄이 웬말이냐”, “믿을 수가 없다”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다른 시민은 “대통령이 계엄을 철회할 때까지 국회 앞을 지키겠다”고 외쳤다.

계엄이 선포된 지 2시간 반 가량이 지난 4일 오전 1시 1분, 국회에서 계엄 해제 결의안이 가결됐다는 소식이 들려오자 국회 앞에 모인 시민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국회 본회의에서 비상계엄 해제를 의결한 4일 새벽 군 병력이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철수하고 있다. 연합뉴스국회 본회의에서 비상계엄 해제를 의결한 4일 새벽 군 병력이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철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계엄이 법적 효력을 잃자 일부 경찰은 철수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철수하는 것이냐’고 묻는 본지 취재진의 질문에 한 경찰은 말 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경찰 버스에 올라탔다.

같은 시각 국회 본청으로 진입한 무장 계엄군은 계엄령 선포 무효가 선언되자 국회에서 철수했다.

시민들의 환호성은 이내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분노로 바뀌었다. 국회 앞 도로를 가득 메운 시민들은 국회의 계엄 해제 소식에도 귀가하지 않은 채 “윤석열을 탄핵하라”, “윤석열을 체포하라”고 연신 외쳤다. 국회의 계엄 해제 소식을 들은 한 시민은 상의를 탈의한 채 도로 한 복판에서 춤을 추기도 했다.

현재 시민들은 본회의를 마치고 나오는 국회의원들을 기다리며 국회 앞을 지키고 있다.

채민석 기자·김능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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