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불교조계종(조계종),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한국천주교주교회의 등 국내 7대 종교 협의체 지도자들이 공동으로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 계엄 시도에 대해 작심 비판에 나섰다. 사실상 윤 대통령이 이에 따른 책임을 지고 국정 운영에서 손을 뗄 것을 요구했다.
5일 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공동대표의장 조계종 진우스님)는 공식 입장문을 통해 “국정운영의 본질은 국민을 편안하고 행복하게 하는 것”이라며 “국정운영을 책임지고 있는 대통령과 정치지도자들의 판단과 결정이 헌법 질서를 어지럽히고 국민을 불안하게 한다면 그 역할 수행에 대한 점검과 책임이 반드시 함께 따라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사실상 우리나라 7대 종교 지도자들이 윤 대통령이 더이상 국정 운영을 이끄는 데 적합하지 않다는 메시지를 낸 것이다.
협의회는 입장문에서 “지난 3일 밤 비상계엄 선포와 군 투입, 국회의 해제 요구 의결과 국무회의의 해제 의결에 이르기까지 국가적 혼란과 헌법 질서의 훼손 상황은 국민 모두를 고통과 불안으로 몰아넣었다”며 “정부를 비롯한 헌법 기관들이 국민의 고통에 더욱 귀 기울이고, 법과 절차에 따른 민주적 해결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는 조계종, 한기총,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원불교, 유교, 천도교, 한국민족종교협의회 등 7대 종교의 지도자들로 구성돼 있는 국내 최대 범종교지도자 협의회다.
다음은 입장문 전문
국민의 평안과 행복이 우선입니다.
12월 3일 밤 비상계엄 선포와 군 투입, 국회의 해제 요구 의결과 국무회의의 해제 의결에 이르기까지 국가적 혼란과 헌법 질서의 훼손 상황은 국민 모두를 고통과 불안으로 몰아넣었습니다.
국정운영의 본질은 국민을 편안하고 행복하게 하는 것임을 잊지 않아야 합니다.
국정운영을 책임지고 있는 대통령과 정치지도자들의 판단과 결정이 헌법 질서를 어지럽히고 국민을 불안하게 한다면 그 역할 수행에 대한 점검과 책임이 반드시 함께 따라야 합니다. 문제를 해결하고자 할 때에는 문제의 원인이 발생한 곳에서 그 해결점을 찾아야 합니다. 국가 구성원 모두가 각자의 자리에서 맡은 바 책임과 역할을 다하고 일상의 행복을 찾기 위해 공동체의 지혜를 모아야 합니다.
대한민국은 세계가 주목하는 민주주의의 모범국가입니다. 이는 우리 국민 모두의 자부심입니다. 우리나라 종교계를 대표하는 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는 정부를 비롯한 헌법 기관들이 국민의 고통에 더욱 귀 기울이고, 법과 절차에 따른 민주적 해결에 나설 것을 촉구합니다.
우리나라 종교계는 국민의 평안과 행복을 위해 지극한 마음으로 기도하겠습니다. 국민의 평안과 사회 통합이 조속히 이루어지고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와 법치주의가 더욱 성숙해지는 계기가 되기를 간절히 희망합니다.
2024년 12월 5일
(사)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