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년층의 은퇴 후 직업관이 갈수록 뚜렷해 지는 분위기다. 과거에는 정년까지 일하면 노후가 자연스레 보장됐지만 고령화와 기대수명 증가로 제2의 인생 준비가 불가피해졌다. 50대 이상 중장년층들이 공인중개사, 주택관리사, 소방시설관리사 등 다양한 자격증을 준비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직장인 612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85%가 현재 법정 정년(만 60세)을 연장해야 한다고 답했고 그 이유로 기대수명 증가를 가장 많이 꼽았다. 한 교육기업의 통계에 따르면 50~60대 장년층 수강생 비율이 최근 5년간 급증하며 올해 전체 수강생의 36.1%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5년 전 20% 초반에 머물던 비율에서 크게 늘어난 수치다.
직장 생활과 자격증 공부를 병행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특히 중장년층의 경우 근골격계 질환 등 체력적인 한계가 주요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앉은 자세는 서 있을 때보다 척추에 더 큰 압력이 가해지기 때문에 상당한 부담을 안긴다. 더욱이 오랜 기간 책상 앞에서 업무를 봐온 사무직이라면 이미 척추가 약해져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공부나 업무 중 허리 통증이 나타난다면 통증 양상과 지속 기간을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 다리가 저리거나 찌릿한 증상이 동반된다면 척추뼈 사이에 위치한 디스크에 문제가 생겼을 가능성이 크다. 디스크는 척추뼈 간 충돌을 방지하고 충격을 흡수하는 역할을 하는데 잘못된 자세나 외부 충격, 노화 등으로 손상되기 쉽다. 디스크가 손상되면 내부의 수핵이 흘러나와 주변 신경을 압박하게 된다. 그로 인해 허리 통증과 하지방사통 등의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 흔히 '허리디스크'라고 불리는 요추추간판탈출증은 방치할 경우 하반신 마비 등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조기 발견과 치료가 중요하다.
대부분의 허리디스크는 수술 없이도 충분히 회복될 수 있다. 비수술 치료는 근육, 인대, 뼈 등 연부조직에 손상이 없어 예후가 좋다는 장점을 갖는다. 한의통합치료는 대표적인 비수술 치료법으로 침·약침, 한약, 추나요법 등을 실시해 허리디스크를 호전시킨다. 정제된 한약재의 유효 성분을 경혈에 주입하는 약침 치료는 염증 완화와 조직 회복을 도와 허리 통증 완화에 효과적이다. 자생한방병원 연구팀이 SCI(E)급 국제학술지 ‘통증연구저널(Journal of Pain Research)’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약침 치료가 일반 물리치료보다 통증과 기능 회복, 삶의 질 향상의 측면에서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중증 허리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 100명을 약침치료군과 물리치료군으로 나누고 각각 매주 2회씩 5주동안 치료를 시행했다. 그 결과 약침치료군의 허리 통증은 통증숫자평가척도(NRS) 기준으로 치료 전 중증에 해당되는 6.42에서 치료 후 가벼운 통증 수준인 2.8로 절반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물리치료군은 6.3에서 4.34로 감소하는 데 그쳤다. NRS는 숫자가 낮을수록 통증 정도가 약함을 의미한다. 허리 기능장애지수(ODI), 삶의 질 개선 평가 등의 지표도 약침치료군이 더 우수한 결과를 보였다.
중장년 직장인들이 젊은 층과 비슷한 강도로 공부한다면 신체적 부담이 따를 수 밖에 없다.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것도 중요하다. 다만 그 전에 자신의 건강 상태를 꼼꼼히 점검하고 적절한 치료와 예방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