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쉿, 비밀이지만 올해는 어린이뿐만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선물을 줄 거에요.”
전 세계 단 한 명인 ‘진짜’ 산타클로스가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경기도 용인 에버랜드에 왔다. 한국 어린이뿐만 아니라 어른들에게까지 ‘크리스마스 매직(마법)’을 선사하기 위해서다. 6일 경기도 용인 에버랜드에서 서울경제신문과 만난 그는 “메리 크리스마스”를 외치며 “사랑하는 사람들과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소중한 시간을 보내세요”라고 말했다.
이날 에버랜드에 등장한 산타는 핀란드에서 온 전 세계 유일 ‘공인’ 산타다. 핀란드는 정부 차원에서 산타를 인증해 운영하고 있다. 1927년 핀란드의 한 라디오 방송에서 아나운서가 “산타클로스는 로바니에미 마을에 있는 코르바툰투리산에 있다”고 말한 후 전 세계 어린이들이 이곳에 산타가 산다고 믿기 시작했다. 이후 핀란드 정부는 로바니에미에 산타마을을 조성하고 1985년부터 산타우체국을 운영해 전 세계 어린이들로부터 편지를 받고 있다. 이 산타가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3박 4일 일정으로 방한한 것이다. 아직 크리스마스가 오지 않은 만큼 이번 일정에는 루돌프 대신 산타클로스 대표 항공사인 핀에어를 타고 왔다. 산타는 이날부터 8일까지 사흘간 에버랜드에서 밋앤그릿(Meet & Greet) 행사를 하며 고객들과 함께 사진을 찍고 기념품을 선물했다.
공인 산타의 개인정보는 철저하게 비밀이다. 그는 “나는 450살 정도 됐고 루돌프는 250살 됐다”는 정보만 알려주고 웃었다. 대신 착한 어린이에게 크리스마스 선물을 준다는 산타에 대한 믿음을 지키는데 주력했다. 190㎝ 큰 키에 흰 수염이 배까지 흘러내린 그는 ‘산타는 없다’고 믿는 어른들을 향해 “내 배를 만져봐라. (산타인) 내가 여기 있지 않으냐”며 “인공지능(AI)도 나를 대체할 수 없다”고 단언했다.
그는 인터뷰 내내 크리스마스 마법을 거론했다. 일 년 중 하루지만 이날만큼은 환상이 현실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전 세계 모든 아이들은 다 착하기 때문에 모두에게 선물을 줄 것”이라며 “우는 아이들조차 울음을 그치면 선물을 받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도 정작 본인이 받고 싶은 선물로는 따뜻한 코코아와 루돌프가 먹을 사과면 충분하다고 했다.
이날 ‘찐’ 산타가 들어서자마자 에버랜드에는 산타를 만나려는 아이들과 어른들로 금세 대기줄이 형성됐다. 경기도 수원에서 온 초등학교 3학년 김율 군은 놀이기구에 눈길도 주지 않고 오직 공식 산타를 만나기만 기다렸다. 그는 “지난해 크리스마스 선물을 줘서 고맙다는 내용의 카드를 적어 산타에게 줬다”며 “실제로 보니 키도 엄청 크다”고 했다.
공식 산타가 인터뷰에서 강조한 것은 ‘크리스마스 정신’이었다. 그는 “전 세계 어린이들에게 산타 혼자 선물을 배달하는 것부터 크리스마스의 매직”이라며 “여러분들도 만나는 모든 사람들에게 친절하게 대하고 포용해달라. 그게 크리스마스 정신”이라고 힘줘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