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9일 공식 일정 없이 칩거에 돌입했다. 대통령실 역시 정진석 비서실장 산하 참모진들은 정상 출근해 비상대기 상태를 이어가고 있지만, 계엄 사태 이후 별다른 입장 없이 침묵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날 윤 대통령과 한 총리의 주례회동은 취소됐다. 통상적으로 윤 대통령은 월요일 오전 내부 수석비서관회의(대수비)를 주재하고 총리 주례회동을 했는데 두 일정 모두 진행되지 않았다. 다만 비서실장 주재 참모진들은 회의를 진행하고 정국 상황에 대한 논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서실장을 비롯한 주요 참모진들을 비상근무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7일 계엄 사태 나흘 만에 용산 대통령실에서 대국민담화를 발표한 게 마지막 육성이자 모습이었다. 하지만 직후 한남동 관저로 돌아가 국회의 탄핵 표결 장면을 포함해 외부 소식을 TV로 본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 직원들 역시 윤 대통령의 일정 등에 대해 별도의 공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 국회 예산안 처리, 김건희 특검법, 탄핵소추안 재발의 등에 대해 입장이 없는 상태다. 언론에 매일 발표됐던 국정과제 및 현안 관련 브리핑이나 일정 자료 공지 등도 없다.
대통령실 홈페이지에는 윤 대통령이 7일 비상계엄 해지를 선포한 대국민담화와 사진이 함께 올라와 있다. 하지만 이후 진행한 내용 등에 대해서는 업데이트하고 있지 않다.
일각에서는 대통령실이 현재 어떤 특정한 방향성이나 입장을 잡기보다는 국회 움직임과 사회적 분위기 등을 파악하며 향후 정국 추이를 먼저 살피는 것이란 분석이다.
다만 한 총리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함께 전날 공동담화문을 발표하며 사실상 대통령 권한대행 역할을 수행하는 것을 둘러싸고 위헌성 논란이 확산하고 있고,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사의 수리 등을 두고 인사권을 행사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지만 관련해 대통령실은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검찰과 경찰의 수사 속도가 빨라지면서 혹시 모를 강제수사에 대비하고 있는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그동안 보안 문제로 카카오톡 대신 주로 사용했던 텔레그램을 탈퇴하거나 새로 깔면서 ‘탈퇴한 계정’으로 나오거나, 기존 사용자였지만 ‘○○○님이 텔레그램에 가입했습니다’라는 메시지가 속속 뜨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