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7년 만에 범유럽 딜러대회를 개최하며 유럽 시장 공략에 대한 의지를 다졌다. 최근 중국 자동차에 대한 유럽연합(EU)의 견제가 강화되며 생긴 유럽 시장의 빈틈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10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는 최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유럽 34개국의 법인 관계자 2500여 명이 참여한 ‘2024 범유럽 딜러대회’를 개최했다.
행사에는 최고경영자(CEO)로 임명된 호세 무뇨스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OO)도 참석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중요한 글로벌 시장 중 하나인 유럽에서 뛰고 있는 딜러들의 사기를 진작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기존 공개한 ‘2035년 전기차 완전 전환’ 계획을 유지하되 향후 10년간은 하이브리드·내연기관 등 현지 수요에 맞춘 차량을 유연하게 공급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유럽 내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이 높은 수준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에 대응하는 차원이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유럽 내 전기차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량(PHEV) 판매량은 올해 8월 기준 191만 6000대로 전년 동기 대비 2.7% 역성장을 기록했다.
유럽 전기차 시장의 침체에도 불구하고 현대차가 7년 만에 범유럽 대회를 개최한 것은 시장점유율을 높이고 있던 중국산 자동차가 지속적으로 이탈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EU 행정부 집행위원회는 반보조금 조사를 통해 중국산 수입 전기차에 대해 5년간 최종 관세율을 최대 45.3%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BYD 17%, 지리자동차 19.3%, 상하이자동차 36.3% 등이다. EU 점유율을 3년 만에 21.7%까지 끌어올렸던 중국 자동차의 시장 경쟁력이 희석될 수밖에 없는 만큼 틈새를 공략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현대차와 기아는 이번 EU의 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됐다.
유럽자동차제조협회(ACEA)에 따르면 현대차는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40만 598대를 판매했다. 전년 동기 대비 1.4%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산 자동차의 유럽 점유율이 하락하는 상황에서 현대차가 시의적절하게 움직이고 있다고 본다”며 “다만 상계관세 이후 중국 브랜드의 하이브리드차량 판매량이 급격하게 늘고 있어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