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고교야구의 명문 동산고등학교 야구부가 지난 14일 학교 스터디카페에서 특별한 행사를 열었다. 바로 올 한 해 푸른 그라운드에서 온 열정을 쏟아부은 선수들의 ‘작은 졸업식’이다.
졸업식은 지난 8월 열린 제52회 봉항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를 끝으로 학생야구선수의 마지막을 기념하는 행사다. 행사는 김영호 교장과 이양기 동산고 야구부 감독 그리고 동산고 야구부 학부모회와 야구부 후원회에서 마련했다.
주인공은 강정훈, 김재영, 박성욱, 백건호, 임태구, 조시훈, 진희성 차민규, 황윤재 등 동산고를 이끌어온 9명의 3학년이다. 이들 9명은 프로선수와 대학진학으로 각자의 길을 가지만 이날만큼은 가장 높은 곳에 함께 섰다. 전국 고교야구단 최초로 청룡기 3연패 위업을 잇는 동산고의 유구한 역사에 한 기록을 남기는 자리다. 그리고 동산고라는 높은 자긍심을 지켜내고자 땀과 열정을 쏟은 보상의 날이기 때문이다.
이들 9명은 제52회 봉황대기 전국 야구대회에서 충암고 등 아마야구 최강자들을 차례로 꺾으면서 보인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류현진(55회)과 최지만(59회)과 같은 미국 메이저리거의 출신학교인 동산고이기에 이들의 자부심은 늘 ‘전국최강’이다. 메이저리그 입성을 앞둔 김혜성(66회)까지 포함하면 동산고는 대한민국 최고의 야구부인 셈이다.
더욱이 이번 동산고 야구부의 졸업식이 특별한 이유는 따로 있다. 고교야구를 끝내고 사회 첫발을 내딛는 선수들의 축하와 격려를 위한 자리여서다. 3학년의 경우 봉황기 야구대회가 끝나면 사실상 공백기가 발생한다. 2학년을 주축으로 한 추계리그대회와 동계전지훈련과 같은 빡빡한 일정 탓이다. 사회적으로 멀어진 3학년들의 향한 관심과 지원이 필요한 시기인 것이다. 동산고 야구부 역시 그동안 졸업식 없이 3학년을 떠나보내면서 늘 아쉬움이 많았다. 이에 동산고는 이번 졸업식을 시작으로 또 다른 야구 전통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역사와 전통을 잇는 동산고 야구부의 작은 졸업식이 고교야구에서 박수를 받아야하는 이유인 셈이다.
한표주 동산고 야구부 학부모회장은 “대부분의 고등학교는 봉황대기가 끝나면 야구를 그만둬야 하는 시기이기에 사회 첫발을 내딛는 선수들의 축하와 격려가 무엇보다도 필요하다”며 “류현진, 최지만, 김혜성과 같은 메이저리거를 배출한 명문고등학교 출신 후배들의 성공을 기원한다”고 축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