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방검찰청. 장형임기자16일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공준혁 부장검사)가 이른바 '레고랜드' 사태 당시 불거진 채권 돌려막기(불법 자전거래) 의혹과 관련해 증권사 8곳을 업무상 배임 등의 혐의로 압수수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압수수색 대상에는 현대차증권·BNK투자증권·유안타증권·한양증권·유진투자증권·부국증권·iM증권·다올증권 등이 포함됐다.
검찰은 이들 증권사로부터 채권 돌려막기 의혹을 받는 증권사 9곳과의 거래 내역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 돌려막기 의혹을 받는 9개 증권사는 미래에셋증권·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KB증권·하나증권·교보증권·유안타증권·유진투자증권·SK증권 등이다.
검찰은 이들 9개 증권사를 업무상 배임 혐의로 수사하는 과정에서 거래 내역 확보를 위해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레고랜드 사태는 2022년 9월 김진태 강원도지사가 레고랜드 개발을 맡은 강원중도개발공사의 기업회생을 발표하면서 발생한 신용위기 사태를 말한다.
이들 9개 증권사는 랩어카운트·특정금전신탁 만기 시 상품 목표 수익률을 달성하기 어려워지자 고객 계좌의 기업어음(CP)을 고가에 매수하는 방식으로 수익률을 맞추고 손실을 숨긴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증권사들이 회사의 고유자금을 끌어다 쓰거나 ‘돌려막기’ 수법으로 다른 고객에 손실을 전가한 것으로 보고 있다.
랩·신탁은 펀드와 달리 증권사가 고객과 일대일 계약을 통해 투자 목적과 자금 수요에 따라 자산을 달리 운용하는 금융상품이다. 통상 3~6개월짜리 단기 여유자금을 굴리기 위해 법인고객이 주로 가입한다. 증권가에서 관행적으로 이뤄지던 랩·신탁 영업은 레고랜드 사태 여파로 채권 가격이 급락한 뒤 문제가 됐다. 당시 자본시장이 경색하면서 채권 만기 미스매치(불일치) 전략을 쓴 증권사들의 돈이 묶여 환매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