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2, 3위 자동차 업체인 혼다와 닛산이 합병 협상을 시작할 전망이다.
18일(현지 시간)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혼다와 닛산은 지주회사 아래 개별 회사로 움직이기로 하고 조만간 양해각서를 체결할 계획이다.
궁극적으로는 닛산이 지주회사를 통해 소유한 미쓰비시자동차까지 합병사에 포함될 전망이다.
일본 1위 도요타를 뺀 2~4위 업체들이 하나로 묶이면 연간 판매대수 800만대를 넘는 세계 3위 규모 자동차 업체로 등극하게 된다.
도요타 자동차는 지난해 1120만대를 판매했고, 독일 폭스바겐은 924만대 가까이 팔았다.
현대기아차는 두 회사 합계 전세계 판매대수가 지난해 744만대로 일본 3사 합병사에게 밀리게 된다.
합병 협상 보도에 대해 혼다와 닛산 모두 보도 내용은 회사가 공개한 것이 아니라면서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았지만 닛케이는 지난 3월부터 양사가 물밑에서 논의를 해왔다면서 8월에는 자동차 부품과 소프트웨어 공유라는 전략적 제휴로 확대되며 이같은 분위기가 무르익었다고 전했다.
일본 자동차 3사가 합병을 추진하게 된 배경엔 전기차 업체들의 공세와 도널드 트럼프 2기에서 현실화될 관세 정책에 대비해야 한다는 절박함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현재 전기차 시장은 비야디(BYD)를 앞세운 중국 업체들과 미국 테슬라가 장악하고 있다.
중국 정부의 강력한 지원을 받는 중국 전기차 업체들은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올해 중국 신차 판매의 40%를 전기차, 또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차지할 전망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앞으로 10년 뒤인 2035년에는 전세계 신차 판매의 최소 절반이 전기차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반면 가솔린 차와 하이브리드 차 중심의 일본차 업체들은 판매대수가 급감함에 따라 공장을 폐쇄하고 인원을 줄이고 있다. 특히 닛산은 지난해 말 르노와의 불평등한 자본 관계를 정리한 것이 오히려 비용 증가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와 올해 순이익이 90% 넘게 급감, 존폐 기로에 서있다. 9000명의 구조조정을 추진 중일 정도로 회사 사정이 어려워지며 혼다와의 합병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최근 글로벌 차 업계에서는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전략적 제휴를 통한 업체간 합종연횡이 대세가 됐다. 앞서 미 제너럴모터스(GM)는 9월 현대차와 전기차, 소프트웨어 부문에서 협력관계를 구축하는 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
독일 BMW는 같은 달 일본 도요타자동차와 수소연료전지 자동차 협력을 선언했다. 미 전기트럭 스타트업 리비안은 독일 폭스바겐과 출범 초기부터 협력을 지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