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유럽연합(EU)에 미국산 석유와 가스를 대량 구매하지 않으면 관세를 물어야 할 것이라며 ‘관세 협박’ 카드를 또 꺼내 들었다.
트럼프 당선인은 20일(현지 시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트루스소셜에 “나는 EU에 우리의 석유와 가스를 대규모로 구매함으로써 미국에 대한 막대한 적자를 메워야 한다고 말했다”며 “그렇지 않으면 끝까지 관세다”라고 썼다.
트럼프의 ‘관세 협박’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달 멕시코와 캐나다에 국경을 통한 마약 문제와 이민 단속에 신경 쓰지 않으면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협박했고 브릭스(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 등 9개국 협의체) 국가들에도 달러의 지위를 위협하면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선거 유세 기간 동안 전 세계 수입품에 10% 관세(중국산은 60%)를 물리는 ‘보편관세’도 언급한 바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특히 EU에 대해서는 국방비를 충분히 내지 않는다며 누차 불만을 토로해왔다. 미국의 대(對)EU 적자가 크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했다. 이에 EU는 트럼프 당선인의 관세 위협을 막기 위한 방법 중 하나로 미국산 연료를 더 많이 구매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지난달 8일 헝가리에서 열린 비공식 EU 정상회의 후 기자회견을 열어 트럼프 당선인에게 “그동안 EU가 수입하던 러시아산 가스를 미국산 LNG로 대체하자고 제안했다”는 사실을 전했다.
한편 트럼프 당선인이 석유 시추와 에너지 수출 확대를 공언하면서 국제유가에도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최근 국제유가는 중국 경제 부진과 공급과잉에 대한 우려로 내림세를 걷고 있다. 브렌트유는 전날 대비 0.4% 하락한 배럴당 72.61달러로 거래를 마쳤고 서부텍사스산원유(WTI)도 0.4% 하락한 배럴당 69.14달러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