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정국으로 인한 국내 정치 불확실성과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우려에 국내 제조업 업황이 2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산업연구원이 22일 발표한 국내 제조업 경기 전문가 서베이지수(PSI)에 따르면 12월 업황 현황 PSI는 81로 지난해 7월(99) 이후 17개월 만에 기준치 100을 하회했다. 이는 2022년 12월(78) 이후 2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PSI가 100을 넘으면 전월보다 개선됐다는 보는 의견이 많은 것이고 100을 밑돌면 악화했다는 전망이 우세하다는 뜻이다.
이달 현황 PSI는 전월(100) 대비 19포인트 떨어져 하락 폭도 컸다. 올해 8월 현황 PSI가 전월 대비 12포인트 하락한 101을 기록한 이후 가장 큰 낙폭이다.
주요 항목별로 살펴보면 2개월 연속 상승한 재고(115)를 제외하고 내수(80)·수출(87)·생산(85)·투자액(84)·채산성(83) 등 모든 PSI 수치가 기준치를 밑돌았다. 올해 국내 경제를 이끌어가던 수출도 지난해 2월 이후 처음으로 기준치 아래로 떨어졌다.
세부 업종 11개 중에서는 조선(100)을 제외한 10개 업종에서 기준치를 밑돌며 전월보다 하락했다. 주력 업종인 반도체(82)는 전월보다 18포인트 하락하면서 지난달까지 이어온 18개월 연속 기준치 이상 행진을 멈췄다. 특히 반도체 현황 PSI는 지난해 5월(70) 이후 19개월 만에 최저치다. 이 외 업종별로 디스플레이(73)·휴대폰(79)·가전(92)·자동차(96)·기계(71)·화학(76)·철강(56)·섬유(75)·바이오·헬스(70) 등이다.
다음 달 전망도 좋지 않다. 내년 1월 업황 전망 PSI는 75로 전월(96)보다 21포인트 하락했다. 2022년 11월(70) 이후 2년 2개월 만의 최저치로 제조업 경기 둔화 우려가 커졌다. 내수(74)와 수출(76)이 2개월 연속 기준치를 동반 하회하며 전망 PSI를 끌어내렸고 생산(81)도 2개월 연속 두 자릿수 하락 폭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업황 현황과 전망에 대내외 정치적 불확실성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미국의 트럼프 2기 정부 출범 영향과 함께 국내 계엄·탄핵 정국으로 인한 환율 급등과 소비심리 위축이 대부분 업종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했다. 구체적으로 “계엄 등 국내 요인으로 인한 환율 변동성 증대” “환율 상승에 따른 원자재 수입 단가 상승” “트럼프 취임 후 관세 인상 등 정책 불확실성 확대” 등을 평가 근거로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