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현대제철 등 국내 주요 철강사들이 내년 1월부터 범용 철강 제품의 가격 인상에 나선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1450원 선을 돌파하면서 수입 원자재 가격이 뛰어오른 데 따른 결과다. 국내 철강사들은 그동안 중국과 일본의 덤핑 공세에 맞서 제품가 인상을 최대한 자제해왔지만 이대로는 정상적 회사 경영이 어렵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22일 철강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최근 판매점 등 유통시장에 공급하는 유통향 열연과 후판 가격을 톤당 3만 원씩 올린다고 거래처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제철 역시 주요 제품의 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국내 철강 업계는 올해 주요 제품 가격을 인하하는 방식으로 수요 긴축에 대응해왔다. 하지만 최근 원·달러 환율이 치솟으면서 원가 부담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커졌다. 국내 철강사들은 제품 생산에 필요한 철광석과 원료탄을 주로 호주와 브라질 등에서 수입하는데 이때 결제대금은 대부분 미국 달러로 거래된다.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 속에 국제 원자재 가격은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환율이 뛰면서 철강사들이 실제 부담해야 하는 원가가 크게 늘어난 것이다. 국내 열연코일 제조원가는 11월만 해도 톤당 70만 원 안팎이었으나 최근에는 약 73만 원 수준까지 뛴 것으로 알려졌다.
철강 업계의 한 관계자는 “올해 경영계획을 짜면서 원·달러 환율이 이렇게 까지 오른다고 예상하기는 어려웠다”며 “환율이 앞으로 1500원 선까지 더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 가격을 높이지 않으면 기업 생존이 힘든 수준”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