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중국 결혼 건수 줄더니…다이아몬드 '역대급 재고' 쌓여

업계 1위 드비어스 재고 2조9000억원 달해

중국 혼인 감소에 미국서 인공 다이아 인기↑

다이아몬드. TASS연합뉴스다이아몬드. TASS연합뉴스




‘보석 중의 보석’으로 꼽히던 다이아몬드가 수요 감소로 인해 역대급 재고가 쌓이고 있다. 세계 2위 다이아몬드 시장인 중국에서 결혼이 줄어든데다 실험실에서 만든 인공다이아몬드(랩 다이아몬드)를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세계 최대 다이아몬드 업체인 드비어스의 올해 다이아몬드 재고량이 20억달러(약 2조9200억원)에 달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드비어스 최고경영자(CEO) 알 쿡은 "올해는 다이아몬드 원석 판매에서 좋지 않은 한 해였다"고 털어놨다.

다이아몬드 수요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꾸준히 감소했다. 드비어스는 다이아몬드 원석 생산량을 작년보다 약 20% 줄였고, 이달 경매에서는 중개상들에게 파는 도매가격도 인하했다.

“다이아몬드는 영원하다”는 캐치프레이즈로 유명한 드비어스는 19세기 후반에 설립돼 현재 직원이 2만명에 달할 정도로 다이아몬드 시장에서 독보적인 업체다. 800억달러 규모로 추산되는 다이아몬드 시장에서 드비어스가 올린 매출은 지난해 상반기 28억달러였으나 올해 상반기 22억달러로 감소했다.

경쟁사인 러시아의 알로사 역시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올해 주요 7개국(G7)이 러시아 다이아몬드에 제재를 부과하면서 타격을 받고 있다.



다이아몬드 수요 하락에는 중국의 결혼 감소가 큰 원인으로 지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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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는 인구구조 변화와 취업난 등으로 혼인이 가파르게 감소하면서 결혼반지용으로 많이 쓰이는 다이아몬드 수요도 급감했다.

중국의 연간 혼인신고 건수는 2013년 1346만건에 달했으나, 2014년부터 9년 연속 감소해 2022년 683만건을 기록, '7백만쌍' 선이 무너졌다.

중국 보석상들은 자체 재고를 줄이기 위해 다이아몬드 수출을 늘리고 있다.

이밖에 천연 다이아몬드 가격의 20분의 1에 불과한 인공다이아몬드와의 경쟁도 심화하고 있다.

세계 최대 다이아몬드 시장이자 업계 매출의 약 절반을 차지하는 미국에서 특히 인공다이아몬드의 인기가 높아 다이아몬드 업체들은 타격을 입었다.

드비어스는 판매를 늘리기 위해 20세기 후반의 유명 광고 캠페인을 연상시키는 '천연 다이아몬드' 마케팅을 10월부터 시작했다. 현재 40개인 전 세계 매장도 100개로 확대할 계획이다.

쿡 CEO는 이달에 미국 시장에서 보석과 시계 구매가 증가했다는 신용카드 사용정보가 나왔다면서 앞으로 미국을 비롯해 세계 시장에서 회복세가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근 드비어스는 모기업인 앵글로 아메리칸으로부터 분사를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앵글로 아메리칸의 던컨 완블라드 CEO는 다이아몬드 시장의 약세로 매각이나 기업공개(IPO)를 통해 드비어스를 독립시키는 것이 복잡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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