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채팅으로 알게 된 또래 여학생을 성탄절 당일 처음 만나 살해한 10대 남성이 “남자친구가 생긴 것 같아서 범행을 저질렀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A(17) 군은 지난 25일 오후 8시 50분께 사천시 사천읍의 한 아파트 도로에서 B(16) 양에게 여러 차례 흉기를 휘둘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30일 경남경찰청에 따르면 A 군이 피해자에게 남자친구가 생긴 것 같았고 자신 외에 다른 이성과 새로운 관계를 맺는 게 너무 싫어 살해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진술의 신빙성 등에 대해서는 확인 중이다.
A 군은 지난 2021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오픈채팅방에서 B 양을 알게 된 이후 4년간 단체 채팅으로 연락한 것으로 확인됐다. 올해 4월부터는 개인적인 연락을 이어갔으나 B 양의 연락이 줄어드는 등 달라진 태도에 불만을 품고 이 같은 범행을 계획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A 군은 범행 당일 강원도 원주에서 B 양의 거주지 아파트 주변까지 대중교통 등을 이용해 찾아온 뒤 '줄 게 있다'며 B 양을 집 밖으로 나오게 한 후 범행을 저질렀다. A 군은 범행 후 흉기로 자해를 시도해 경상을 입었다. 경찰은 A 군 생명에 지장이 없다고 보고 병원 치료 뒤 긴급체포했고 28일 법원은 도주 우려 등을 이유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경찰은 A 군이 앞서 4월과 9월에 범행도구를 미리 구매한 점과 범행 당시 조력자는 없었던 것으로 파악한 한편 둘 사이에 아무런 관계가 없는 등 범행 동기가 석연치 않다고 판단해 A 군에 대한 정신 병력 확인, 휴대전화 포렌식, 심리 면담 등을 통해 정확한 범행 동기를 밝힐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