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잘 나가는 코오롱ENP…차기 사장은 '하세월'

김영범 사장 코오롱글로벌 대표로 내정

후임 안 정해져…인사 결정 작업 장기화

코오롱ENP, 고부가 비중 확대로 호실적

구조 개편·성장 동력 확보 등 난제 맡아야

코오롱 ‘원앤온리’ 타워 전경. 사진 제공=코오롱인더스트리코오롱 ‘원앤온리’ 타워 전경. 사진 제공=코오롱인더스트리




코오롱(002020)그룹이 2026년 사장단 인사를 단행한 이후 코오롱ENP(138490)의 대표이사 자리가 한 달 가까이 공석으로 남아 있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올 해 어려운 업황에도 코오롱ENP의 호실적을 이끈 김영범 사장을 비롯한 주요 임원들이 잇따라 영전한 가운데 수익 구조 개편, 성장 동력 확보 등 난제를 이어받을 후임 대표를 결정하는 작업이 장기화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코오롱그룹은 지난달 24일 내년 정기 사장단·임원 인사를 실시한 후 이날까지 코오롱ENP의 차기 대표이사를 정하지 못하고 있다. 2023년부터 코오롱ENP 대표를 맡아온 김영범 사장은 이번 인사에서 코오롱글로벌(003070) 대표로 내정됐다. 1990년 코오롱에 입사한 후 코오롱플라스틱(현 코오롱ENP), 코오롱글로텍, 코오롱인더(120110)스트리 등에서 대표를 역임한 김 사장은 코오롱글로벌에서 재무 안정화 및 사업 다각화 작업을 주도할 예정이다.

김영범 사장과 함께 김민태 코오롱ENP 부사장이 이번 인사에서 코오롱인더스트리 FnC 부문 대표이사로 승진했다. 코오롱그룹은 “코오롱인더스트리 FnC부문의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역임해 패션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김 부사장을 (대표로) 내정해 새로운 패션 트렌드를 만들어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코오롱ENP에서는 신규 임원 2명이 추가로 선임됐다.

김영범 코오롱글로벌 대표이사 사장 내정자김영범 코오롱글로벌 대표이사 사장 내정자



코오롱ENP는 고부가 제품 중심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을 통해 올 들어 호실적을 기록하는 등 성과를 이어가고 있다. 코오롱ENP의 영업이익은 올 1·2·3분기에 모두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성장세를 기록했다. 올 3분기 영업이익은 133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3.1% 늘어났다. 코오롱ENP의 영업이익은 1분기(128억·22.3%), 2분기(122억 원·24.9%)에도 두자릿수의 이익 증가율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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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수요 둔화로 인한 범용 제품 시장의 성장 정체에도 불구하고 코오롱ENP가 전기·전자, 산업소재, 의료기기 등 스페셜티 제품 판매 확대에 힘입은 결과로 풀이된다. 특히 차폐소재, 커넥터 등 고수익 애플리케이션 제품의 비중 확대가 이익 성장을 견인했다. 코오롱ENP는 공급망 최적화를 통한 제조원가 감축과 해외 직접거래 확대를 통한 유통 효율화 등 비용 절감 작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에 코오롱그룹이 코오롱ENP의 실적 성장세를 이어가는 동시에 수익 구조 개편 및 신성장 동력 발굴 등 작업 역시 안정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후임 대표를 결정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코오롱그룹은 이번 인사에서 40대 임원을 대거 발탁하며 “그룹의 성장을 위한 변화와 혁신에 속도를 더하고 경영환경 변화에 기민하게 대처하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코오롱그룹에서 이번에 신규 선임된 임원 14명 중 8명이 40대다.

한편 코오롱ENP를 자회사로 둔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외부 인사 등용에 적극 나서고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이번 인사에서 김시영 전 DL케미칼 전무를 제조 부문 부사장으로 임명했다. 김 부사장은 글로벌 석유화학 업체인 인피니움에 근무하다 지난해 말 DL케미칼 경영전략본부장 전무로 영입됐으며 1년 만에 코오롱인더스트리로 이직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4월에는 우영진 전 한화오션 재무실장을 최고재무책임자(CFO) 전무로, 이재천 전 LS오토모티브테크놀로지스 최고제품책임자(CPO)를 구매담당 전무로 영입했다. 이에 그간 내부 인재 위주로 인사를 해왔던 코오롱인더스트리가 실적 부진 타개와 신산업 발굴을 위해 외부 인재 영입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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